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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금수저 출신 비둘기파'···일본 차기 총리 예약한 기시다 후미오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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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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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29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투표하고 있다. 도쿄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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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일본의 제100대 총리 자리를 예약한 기시다 후미오 전 당 정무조사회장(64)은 일본 정치권에서 ‘금수저 출신 비둘기파’ 의원으로 분류된다.

기시다 신임 총재는 1957년 중의원·중소기업청장을 지낸 기시다 후미타케의 장남으로 히로시마시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중의원을 지냈으며, 그는 3세 정치인으로 큰 굴곡 없이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와세다 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 장기신용은행에서 근무하다가 1987년 중의원에 당선된 아버지의 비서로 일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지역구인 히로시마(현재 1구)를 물려받아 1993년 중의원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아베 신조 전 총리,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과 중의원 동기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치인답게 안정적인 이미지는 그의 장점이다. 다만 “색깔이 없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다. 교도통신은 그를 대중적 매력이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낙선한 후 이번 선거에서는 자기 목소리를 내며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선거 과정에서 스스로 “(지난 선거 때) ‘기시다는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설욕을 다졌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인 2001년 문부과학성 부대신으로 두각을 나타냈으며, 2007년 아베 1차 정부 때 오키나와 및 북방대책담당상으로 입각했다.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래 4년8개월 동안 최장수 외무상을 지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끈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2015년 당시의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적을 만들지 않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에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는 것을 고려했지만 결국 3선에 도전한 아베 당시 총리를 지지했다. 아베 전 총리에게 총리직 ‘선양(자발적인 물려주기)’을 바라는 행보였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건강상의 문제로 돌연 사임하며 후임 총리 자리에 스가 요시히데를 낙점했다.

기시다 총재는 역대 총리 4명을 배출한 자민당의 명문 파벌 ‘고치카이(기시다파)’의 회장을 맡고 있다. 고치카이는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끈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가 만든 파벌로 자민당 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그는 최근 “보수 정치의 원점으로 돌아가 정중하게 관용적인 정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치가이는 아시아·태평양 외교를 강조하고 있어 중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도 일각에선 나온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 등 당내 강경 보수 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된 이들의 입김에 휘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경제 정책에서는 이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모두가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통화 정책 완화, 재정 확대, 구조 개혁이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설명되는 아베 정권 시절 경제 정책(아베노믹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분배 정책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분배를 강화해 격차 감소와 소득 증가를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또 금융소득과세를 재검토하겠다며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증세 입장을 밝혔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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