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이슈 국내 백신 접종

“화이자 접종 후 희소병으로 조기 전역… 그만 살고 싶습니다” 20세 일병의 울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김 일병이 군대에서 찍은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후 희소병에 걸린 20세 장병이 조기 전역을 하게 된 가운데 이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25일 연합뉴스는 김성옥 일병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 일병은 지난 6월 초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성 뇌염이라는 희소병에 걸려 투병하다 조기 전역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입대 후 강원도 육군 11사단에 배치돼 복무하던 김 일병은 지난 4월과 6월 국군수도병원에서 발목의 철심 제거 수술과 척추신경 차단술을 받은 채로 백신을 접종했다. 이후 자가면역성 뇌염을 진단받았다고.

자가면역성 뇌염은 세균, 박테리아 등을 방어해야 하는 면역세포가 반대로 자기 몸의 뇌를 공격해 발생하는 극 희귀 질환으로, 김 일병은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만 벌써 세 번이나 쓰러졌으며, 지난 22일에는 병원 외래진료를 가다가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쓰러졌다. 일어났을 때는 상의가 찢어지고 온몸에 먼지가 묻은 상태로 깨기도 했다.

이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자 국군수도병원은 지난 9월 “김 일병이 심신장애 진단을 받아 군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 육군본부는 이번 주 말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김 일병의 전역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문제는 멀쩡하던 김 일병이 군 생활 중 희소병에 걸렸고, 제대한 후에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데다 말까지 어눌해졌다는 점이다. 다른 곳에 취직할 수 있을지도, 정상 생활이 가능할지도 모르기 때문. 그럼에도 군에서는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는 육군본부와 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 등을 취재한 결과 김 일병의 전역 후 치료 등 보상대책과 관련해 서로 제대로 된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모두 책임을 떠넘기고만 있었던 것.

김 일병은 “제대하더라도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일을 못 하게 되면 병원비도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다”며 “지금 다 포기하고 싶고 그만 살고 싶다”고 한탄했다.

그는 “보상금 이런 거는 다 필요 없고 보훈대상자만 됐으면 좋겠다”며 “군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더니 아무런 조치도 없이 전역시킨다. 믿음이 안 생긴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군의무사령부 측은 “김 일병이 전역 후 6개월 동안은 현역처럼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상심의와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보훈 대상 신청 등은 육군본부의 심의를 거쳐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