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에게 방화복을 입혀 배드민턴을 치게하고, 근무시간에 소방호스로 텃밭을 물을 주게 한 소방 간부가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인천소방본부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 119특수구조단장 A 소방정에게 사적 노무 요구 금지 위반 등으로 이 같은 칭계처분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소방정은 일선 소방서장 급으로 경찰로 치면 총경(경찰서장급)에 해당하는 계급이다.

A 소방정은 지난해 인천 영종도에 있는 119특수구조단 헬기 격납고에서 화염을 막는 방화복을 부하 직원에게 입게 한 뒤 함께 배드민턴을 쳤다.

또 지난해 8월 근무시간 중 119특수구조단 청사 인근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배추·고추·상추·파 등이 심어진 텃밭에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가꾸게 하는 등 갑질을 한 의혹도 있다.

텃밭은 농작물 재배가 금지된 제한 구역이다. 이외에도 A 소방정은 일찍 퇴근해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청사 외부에 테이블을 펴놓고 직원들과 회식을 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그는 감찰 조사에서 "(직원들에게) 죄송하다"며 일부 비위 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소방본부는 "A 소방정이 정직 1개월에 해당하는 비위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으나 과거 그가 받은 수상 경력 등을 고려해 감봉 2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9월 A 소방정의 갑질 의혹이 제기되자 감찰 조사를 벌였다. 소방노조(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는 파면 또는 해임을 촉구했었다.

이번 징계 처분에 대해 소방노조는 "인천소방본부가 얼마나 갑질에 무뎌져 있는지를 보여줬다"면서 "인천시장과 인천소방본부장은 다시 조사해 강력히 처벌하라"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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