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HMR보다 맛·품질 신뢰도↑
식자재업체·호텔·백화점도 경쟁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레스토랑 간편식(RMR) 상품을 고르고 있다. RMR는 유명 맛집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가정간편식(HMR)으로 구현한 식품이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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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명 맛집이 소비자의 주방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외식이 줄면서 가정간편식(HMR) 중에서도 맛집 메뉴로 만든 레스토랑 간편식(RMR)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방문객 감소로 위기에 처한 외식업계에선 RMR 사업이 실적 부진의 돌파구로 떠올라 유통업계와 협업도 확산되는 추세다.
기왕이면 'HMR'도 맛집 메뉴로…관련 매출 '쑥'
마켓컬리에서 유명 셰프 최현석과 협업해 만든 레스토랑 가정간편식(RMR) '쵸이닷 새우 봉골레 파스타' 제품 이미지. 쵸이닷 관련 상품은 매월 3만 인분 이상 판매되면서 마켓컬리 대표 RMR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마켓컬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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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e커머스) 등 업태를 불문하고 RMR 관련 매출이 뛰고 있다. 이마트는 HMR 자체 브랜드 '피코크'에서 RMR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42%, 전체 매출 비중은 6%가량 상승했다. e커머스인 마켓컬리도 자체 협업으로 RMR 사업을 키우면서 매년 관련 판매량이 3배 이상 늘고 있다. RMR는 설 선물로도 인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1월 13일까지 RMR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이 120.3% 급증했다.
RMR는 맛집의 이름을 내건 만큼 맛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맛집은 어느 정도 검증된 맛이라 실패할 확률이 적다고 여기는 듯하다"며 "집밥의 질을 레스토랑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직접 방문하는 것 못지않게 맛도 좋아 재구매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수십 만원 비용이 드는 고급미식(파인다이닝)의 메인메뉴도 RMR면 1만 원 내외에서 합리적으로 맛볼 수 있다. 또 1시간가량 소요되는 배달음식과 달리, 10~20분이면 조리가 마무리돼 신속성도 갖췄다.
예전엔 재고관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가격을 낮추는 박리다매의 전략을 취했지만, 최근 들어선 기술과 설비, 재료 등 모든 공정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HMR의 품질과 맛이 향상됐다는 게 업계의 귀띔이다. 이에 따라 HMR 시장도 세분화하면서 RMR로 수요가 확장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평판이 떨어질까 HMR 사업을 꺼려 하는 맛집들이 많았는데, 최근엔 품질이 향상되면서 맛집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태 불문…실적 회복 돌파구 된 RMR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빕스의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들. CJ푸드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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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외식업체엔 RMR 사업이 실적 회복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2020년 12월부터 전담조직을 꾸리고 사업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RMR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올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빕스 시그니처 메뉴인 바비큐 폭립의 경우 협력공장 4곳의 설비를 풀가동해 급증한 수요에 대비 중"이라며 "올해는 제품군을 100여 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단체급식 축소로 타격을 입은 식자재유통업체와 외국인 방문객이 줄어든 호텔도 RMR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는 식품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외식 고객사의 메뉴를 RMR로 개발·출시하고 있다. 호텔에선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호텔 뷔페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를 RMR로 출시해 접하기 힘든 호텔 식사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형태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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