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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수·일요일 자가 검사 뒤 음성이면 등교…강제 논란 피했지만 방역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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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부산 남구 무지개유치원에서 한복을 입은 원생들이 선생님으로부터 신속항원검사키트(자가진단키트)를 지급받은 뒤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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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치원·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에게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제공키로 하고 등교 전 각각 주 2회, 1회씩 선제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검사 의무화에 대한 반발 여론을 반영해 권고 수준으로 정한 것인데, 검사를 안 해도 등교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 학교 방역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오미크론 대응 새학기 학교 방역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 학생과 교직원 692만명을 대상으로 검사키트 6050만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선제 검사는 3월 둘째 주부터 매주 2회(일요일·수요일 저녁검사부터 가능) 진행하도록 권고하되, 구체적인 검사 일정은 학교 여건을 고려해 조정할 수 있다. 교육부 예시에 따르면 개학일인 3월 2일 배부받은 키트로 그날 저녁 1회 검사를 하고, 금요일인 3월 4일에 또다시 배부받은 키트(3월 둘째주 검사 분량)로 그주 일요일과 그 다음주 수요일 2회 검사를 하는 식이다.

검사 결과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을 통해 학교에 공유한다. 교육부는 정보 공유의 범위에 대해 “양성, 음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날’로 체크하는 정도까지 협의중”이라며 “자가진단 앱 체크 비율은 현재 90% 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키트는 학교를 통해 학생(학부모)과 교직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이달 넷째 주에는 등교를 하는 유·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1인당 2개씩 제공하고, 신학기가 본격 시작되는 3월에는 학생에게 1인당 9개(첫째 주는 1개, 나머지 주는 2개씩), 교직원은 1인당 4개씩(둘째주부터 주당 1개씩) 지원한다.

이같은 선제 검사는 강제나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 않아도 등교할 수는 있다. 유 부총리는 “의무적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는 가정에서 하는 자가검사를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 2회 검사 키트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선제검사를 강제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등 어린 학생의 경우에는 검사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2∼3월 제공 키트 분량에만 1646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이번 사업의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았다. 검사를 하지 않아도 등교할 수 있다면 증상이 없거나 학생이 어려 자가진단검사가 힘든 경우는 검사를 생략한 채 등교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유치원생 학부모 최모씨(34)는 “아무래도 증상이 없으면 검사를 덜하게 될 것 같다”고 했고, 고등학교 교사 이모씨(35)는 “의무가 아닌 권고라면 학생들에게 ‘무조건 하라’고 할 담임 교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무증상이 많고 중증화율이 비교적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상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함께 검사하고 음성인 사람만 등교하는 것이 등교수업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한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는 “자가 검사는 PCR처럼 깊게 들어가지 않고, 음성인 아이들만 등교할 테니까 안심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업무가 늘어난다며 반대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부모 반발을 의식한 ‘적극 권고’ 방식이 학교에는 업무 부담 가중과 혼란, 민원을 더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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