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예프에서 영상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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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가운데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리는 홀로 남져서 국가를 방어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작 현장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보도한 바 있다.
25일(현지 시각) 우크라인시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젤린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도움을 주고 있는 모든 국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서방 국가에 대한 서운함을 표했다.
그는 "오늘 유럽의 지도자 27명에게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에 가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직접 물었다"면서 "모두가 두려워 하며 그들은 대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우리와 함께 싸울 수 있느냐. 내게 그런 국가는 보이지 않는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동맹으로 데려갈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사람들을 죽이고, 평화로운 도시를 군사 표적으로 바꿔놓고 있다"면서 "이는 더러운 짓이며,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첫날 군인과 민간인을 합쳐 사망자가 최소 137명 나왔으며 부상자도 수백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들은 소리는 단순한 전투기 굉음과 미사일 폭음이 아니고, 새로운 '철의 장막'이 내려오는 소리"라면서 "우리의 국가적 임무는 이 장막이 우크라이나를 포함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장에서 종적을 감추고 트위터 등 SNS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5년 드라마에서 청렴한 대통령을 연기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어 정치에 발을 들였다.
이어 2019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73%라는 압도적 지지율을 거두며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정치 경험 부족에 따른 '아마추어'라는 꼬리표는 그를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고위 국방 당국자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목표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시킨 뒤 친러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4일 새벽 연설에서 이번 군사작전의 목표로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를 언급한 바 있다. 푸틴이 강조한 탈군사화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을 뜻한다. 탈나치화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을 탄압하는 데 앞장선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층을 척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국가총동원령을 내려 군사력과 국가 인프라를 전시 체제로 전환하고 인적자원과 물자를 총동원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90일간 유효하며 우크라이나 내 징집 대상자와 예비군 전체가 소집된다. 18∼60세 우크라이나 남성은 출국이 금지된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에 병역 의무가 있는 시민과 예비군 수를 확정하고, 정부에는 동원 조치에 필요한 재원을 투입하도록 지시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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