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최소화 위해 선거운동 금지
친문 박광온·이재명계 박홍근
정세균계 이원욱 등 대리전 양상
2차 투표로 가면 이합집산 전망
(왼쪽부터)박광온, 박홍근, 이원욱 |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새 원내대표를 교황 선출 방식으로 불리는 ‘콘클라베’ 방식으로 선출하기로 확정했다. 대선 패배 이후 지나친 내부 경쟁을 피하겠다던 의도와 달리 이미 경선은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하고 별도의 입후보와 선거운동 없이 원내대표 투표 절차에 돌입하는 콘클라베 방식을 활용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24일 172명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차기 원내대표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는 최대 3차례 진행될 수 있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는 의원이 있으면 곧바로 원내대표로 선출되지만 없을 경우 2차 투표로 넘어간다. 2차 투표 전 1차 투표에서 10% 이상 득표한 의원들에게 정견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한 의원이 나오면 원내대표로 선출되지만 그러지 않으면 2차 투표 1·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민주당은 의원들 간 선거운동은 금지하되, 원내대표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의원이 자신에 대한 지지 호소는 가능하도록 했다. 대선 패배 이후 분열상을 피하기 위해 지나친 경쟁은 최소화겠다는 취지다. 또 중간득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최대한 갈등 없이 조용히 치르자는 ‘룰’은 정해졌지만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차기 원내대표는 새 정부 출범 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청와대와 국회 사이, 여야 간 초기 관계를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향후 당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계파 간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3선 그룹의 출사표가 주목받고 있다. 친문재인계·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의원, 86그룹과 이재명계 일부의 지지를 받는 박홍근 의원, 정세균계 좌장 격인 이원욱 의원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후보들이다. 4선 안규백 의원과 3선 김경협·이광재·홍익표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가 예고돼 있어 계파별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투표 과정에서 계파별로 후보를 통일하는 이합집산 방식의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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