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전 살던 양산집 13년만에 17억 차익
문재인 대통령이 2008년 청와대를 나온 뒤 머물렀던 경남 양산시 매곡동 사저./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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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17일 직거래로 대지면적 1721㎡, 연면적 329.44㎡의 사저를 20억6500만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주차장(577㎡), 논 3필지(76㎡), 도로 2필지(51㎡) 등을 5억5200만원에 팔았다. 모두 합쳐 26억1700만원이다. 2009년 8억7100만원에 매입한 것을 13년 만에 세 배 가격으로 되판 것이다. 문 대통령은 5월 9일 퇴임 후 생활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신축을 위해 매곡동 사저를 팔았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 명의로 금융기관에서 3억8800만원을 대출받고, 김정숙 여사 개인 간 거래로 11억원 정도를 빌렸다. 청와대는 “매곡동 사저를 팔아 이를 갚았다”고 했지만, 누구에게 돈을 빌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이고, 등기도 완료되지 않아 매입자는 확인 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 사저 매각 가격에 대해 양산 현지에선 “시세에 비해 높다”는 말과 “대통령 프리미엄이 좀 붙었겠지만 적당한 가격”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경남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사저를 매입한 2009년 이곳의 주택 공시가격은 1억3100만원이었고 2019년 3억3200만원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지난해 2억9400만원이었다. 공시지가는 약 3억원인데 실거래가가 26억원이 넘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매곡동 사저는 주택 등이 밀집한 마을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계곡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사저까지 가는 매곡1길은 폭 4~5m 정도의 좁은 도로다. 매곡마을 사저와 약 1.4km 떨어진 매곡동의 한 2층 규모 상가주택(대지면적 1492㎡, 연면적 370.18㎡)은 지난 26일 기준 매매가 9억원으로 네이버 부동산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매곡동 사저 팔아, 새 사저 신축비 마련”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 살던 경남 양산 매곡동 사저(위 사진)가 최근 26억1700만원에 매각됐다. 아래 사진은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살기 위해 양산 평산마을에 신축한 사저의 모습. 청와대는 매곡동 사저를 판 돈 등으로 사저 신축 비용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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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곡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26억원에 거래됐다는 건 ‘대통령 프리미엄’이 붙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평소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16억~20억원이 적당한 매매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시세에 비해 잘 쳐준 가격은 맞는다”며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있어야 저 가격에 살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등기부등본상 사저 건물이 있는 대지 규모는 560평 정도다. 건물 값까지 더해 평당 465만원 정도로 거래된 셈”이라며 “사저와 가까운 곳에 지난해 거래된 주택을 보면 평당 343만원 정도로 거래됐다. 시간이 흘렀고 대통령이 머물렀다는 상징성을 더하면 크게 비싸게 팔렸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문 대통령 사저는 바로 앞에 계곡이 있고, 지대가 높아 해가 잘 들어온다. 뒤로 암자가 있어 전원생활 하기엔 좋은 곳이다”라며 “건물 상태 등을 고려하면 적당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매곡동 사저를 누구에게 팔았는지에 대해 “개인 간 거래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마을 주민 A씨는 “지난달쯤 사저가 팔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누가 샀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과 가까운 여권 인사는 “문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있는 지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 살았던 서울 홍은동 빌라도 자신의 보좌관 출신 인사에게 팔았었다. 당시에도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고 개인 간 거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홍은동도 시세대로 팔았다”며 “매곡동 사저는 문 대통령이 직접 만들고 꾸민 곳이다. 매수인 입장에선 상징성을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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