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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40대 자영업 가장 목숨 앗아간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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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경찰청 전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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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는 40대 가장의 목숨을 앗아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건이 부산서 발생했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40대 A씨에게 ‘보다 싼 금리로 대출을 바꿔라’며 전화금융사기 행각을 벌여 1억6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사문서위조·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로 최근 30대 여성 B씨를 구속하고 다른 보이스피싱 범죄로 경기도에서 구속돼 있는 30대 남성 C씨에 대해 혐의를 추가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중순 자칭 금융업체라는 곳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현재 내고 있는 이자보다 훨씬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 이후 장사를 제대로 못해 빌린 돈의 이자를 내는데 허덕이던 자영업자 A씨는 이 말에 솔깃, 보이스피싱의 덫에 빠져들었다.

이들은 “대환대출을 하려면 먼저 빌린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 우리 직원에게 돈을 맡겨라”고 요구했다. A씨는 급히 주변 친지들로부터 돈을 빌렸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어 지난 2월21~23일 사흘간 부산, 울산, 대구, 경북 구미·안동 등지로 A씨를 불러 10차례에 걸쳐 수거책 B,C씨 등을 통해 1억6000만원을 받아갔다.

A씨는 이후 해당 금융업체에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뒤늦게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돈을 다 건넨 이틀 뒤인 지난 2월25일 부산 영도구 한 도로에 세워진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를 남기지 않았지만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뒤 충격을 받고 많이 괴로워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로 미뤄 10대 딸과 아내를 둔 가장이었던 A씨가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의한 피해는 A씨 외에 10여명 정도 더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수거책 B씨 등 외에 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나머지 일당들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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