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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배달앱 악평은 괜찮고… 너무해” 고깃집 갑질 목사 모녀 재판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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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해 5월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공개된 CCTV 캡처 화면에는 한 모녀 손님이 사장에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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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을 앉혔다는 이유로 식당 주인에게 행패를 부린 뒤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지속적인 폭언을 퍼부은 목사 모녀에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박수완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목사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협박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딸 B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엄중히 처벌받아도 되지만 딸은 아직 어리다. 선처해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딸 B씨는 “이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서 이사도 갔다”며 “요즘 배달 앱에서 벌점 1점을 주는 등 악평해도 괜찮은데 굳이 공론화해서 갑질이라고 보도한 것은 너무하다”고 울면서 진술했다고 한다.

피해를 본 고깃집 사장은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재판 참관했다”며 “악어의 눈물이 생각났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저희의 목표는 돈이 아니다. 처벌”이라며 “반성하신다면서 모든 비판 댓글은 고소 남발하시고, 저희도 고소하셨으면서 무엇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지난해 5월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사진은 목사 모녀 손님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캡처 화면.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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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지난해 5월 고깃집 사장이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당시 글에 따르면 A씨 모녀는 음식을 먹고 계산할 때가 되자 코로나 상황에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이 앉아 불쾌했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이후에도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가난한 XX들” 등의 욕설과 폭언을 쏟아냈다. B씨는 식당을 허위로 예약하거나 별점테러를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녀는 고깃집에 대해 감염병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신고했고, 시청은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 사건이 이른바 ‘목사 모녀 갑질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해당 식당에 음식, 생필품 등을 보내며 응원했다. 식당 사장은 받은 후원금을 양주시 장애인복지관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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