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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일회용컵 보증금제 유예, 윤 정부가 환경정책에 의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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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준비 미비가 혼란 초래…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에 책임 떠넘겨”


한겨레

서울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정부의 1회용컵 보증금제 유예방침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는 6월10일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3주 앞두고 보증금제 시행을 전격 유예한 바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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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이 정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를 규탄하고 나섰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애초 오는 10일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자영업자들의 반대와 정치권의 유예 요구 등에 막혀, 정부는 시행 시기를 6개월 늦추기로 지난달 20일 결정했다.

전국 47개 환경단체로 꾸려진 한국환경회의는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 임기 11일 째에 결정한 일회용컵 보증금제 유예는 이번 정부가 환경정책 이행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표 싸움으로 환경부 정책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8일 여당인 국민의힘은 환경부에 시행 유예를 요청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이 이미 2년 전 결정됐지만, 환경부의 준비가 미비했고,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들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한국환경회의는 “제도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환경부는 대상사업자조차 고시하지 않았다”며 “환경부가 혼란을 초래한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인 프랜차이즈 본사가 보증금제 시행의 핵심인 라벨 구매와 컵 반환 등의 일을 소상공인에게 떠넘겼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연 제로웨이스트 카페 1.5도씨 대표는 “매장에서 1년 반 동안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빠른 변화로 플라스틱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고 카페를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지지한다고 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촉구했다. 이지수 녹색연합 활동가는 “유한한 자원을 낭비하면 우리의 삶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정부는 일회용컵 재활용률 100%를 목표로 순환경제의 완성을 위해 정책을 이행하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본사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플라스틱 규제를 완화해주고 있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세계의 흐름에 맞는 자원 순환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규제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에 “코로나19로 급증한 일회용품 저감 대책을 더욱 강력하게 이행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한국환경회의와 일회용컵 보증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모임 컵가디언즈는 오는 10일 낮 12시30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더종로R점 앞에서 ‘컵 어택’을 열 예정이다. 컵 어택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진행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유예 결정 이후 2주 동안 시민들이 주워 모은 버려진 컵을 활용한 행위극 등을 벌일 예정이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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