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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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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북송 어부 사건은 남북관계 특수성 때문… 적폐 청산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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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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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탈북 어민 북송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조사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한 것과 같은 “적폐 청산”이라며 조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북송 어부 사건은 남북관계이 특수성에 따른 제도의 미비가 큰 원인”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날 연설을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통치 실패에도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인사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쇄신 방안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바닥 밑의 지하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서 윤석열 정부에 “적폐 청산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임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에 나섰다가 자신에게 향하는 칼날을 거부했고, ‘내로남불’이라는 불명예까지 얻었다”며 “사람이 죽고, 다치고, 반대 의견에 대한 증오와 적대가 시민들 사이에 만연했으며 정치는 분열의 원천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조사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대북 문제로 적폐 청산의 칼을 다시 꺼내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송 어부 사건은 당시 국민의힘도 양해했었고,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따른 제도의 미비가 큰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누구를 검찰 포토라인에 세워 지지율 상승을 꾀하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적폐 청산의 도돌이표를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우리 정치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또 “윤석열 정부가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한 각료가 이미 넷이고, 행정안전부 경찰국이나 법무부 인사검증단(설치)처럼 법률 개정 사안을 시행령으로 대체해 (추진해) 헌법상 국회의 권한을 추진하고 있다”며 “즉시 시행령 통치를 중단하고 야당과의 대화를 복원하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일하지 않는 국회’ 프레임을 내세웠고, 국회 과반을 차지한 후에도 국회를 계속 혐오했다”며 “윤석열 정부도 똑같이 할 것이냐”고도 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 연설 중 관련 부분.

사랑하는 동료 시민 여러분, 김진표 의장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원내대표 이은주 의원입니다.

저는 윤석열 정부의 탄생이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선에서 시민들은 보수정당의 본류가 아닌 후보를 선택해서라도, 민주당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주권적 판단을 했습니다. 역대 가장 적은 표차였지만 결과를 거부하는 대규모 시위도, 투표에 대한 논란도 없었습니다. 민주화 이후 4번의 평화로운 정권 교체는 우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성숙하고 안정됐는지를 보여줍니다.

민주주의의 진짜 위기는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됐습니다. 컨벤션 효과도 없이 지지율이 추락해 최근에는 30%선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민주화 이후 이렇게 표차가 적은 대선도 처음이고, 이렇게 빠른 속도로 시민의 신뢰를 상실한 정부도 처음입니다.

저는 지지율 하락이 정부의 통치 붕괴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글로벌 경제와 정세가 예측 불가입니다.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에 정부의 실패는 시민의 고통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을 모두가 똑같이 경험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가장 가혹한 방식으로 경제적 약자들의 삶을 위협합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줄이고, 청년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포기하며, 누군가는 절망감에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진보 정치인인 제가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바라지 않는 이유입니다.

진심 어린 충고를 하고자 합니다. 꼭 새겨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윤석열 정부는 통치를 우습게 여기지 마십시오. 검사의 유능함과 통치자의 유능함은 다르다는 것을 이제 인정해야 합니다. 통치권의 핵심은 인사이며 민주주의에서 이는 ‘정당 정부’의 핵심 기능입니다. 하지만 내각에는 검찰만 가득하며 내각 검증도 검찰이 도맡는 ‘검찰 정부’만 있습니다. 그렇게 유능하다는 검찰이 검증한 장관 후보 중 이미 넷이 낙마했고, ‘아빠 찬스’ 입학, 논문 표절, 성희롱, 정치자금법 위반, 음주운전 같은 기초적 검증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엄연한 통치실패에도 반성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 정권에서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는 대통령의 발언은 끓는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직접 인사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쇄신방안을 발표하십시오. 반성하지 않는다면 바닥 밑의 지하실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적폐청산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민주주의 정부는 비록 정권이 바뀌더라도 완전히 부수고 새로 창조할 수 없습니다. 장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수정해, 느리지만 오래가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 혁명이 아닌 정치의 장점입니다. 그래서 저도 정치를 통해 진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임 문재인 정부는 정치가 아닌 혁명의 방식인 적폐청산에 나섰습니다. 결국 자신에게 향하는 칼날을 거부하다 ‘내로남불’이라는 불명예까지 얻었습니다. 이 적폐 청산의 기간 동안 우리 정치는 얼마나 황폐해졌습니까? 사람이 죽고, 다치고, 반대 의견에 대한 증오와 적대가 시민들 사이에 만연했으며, 정치는 통합이 아닌 분열의 원천이 됐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대북 문제로 적폐 청산의 칼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그 칼을 도로 집어넣으십시오. 북송 어부 사건은 당시 국민의힘도 양해했었고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따른 제도의 미비가 큰 원인입니다. 누구를 검찰 포토라인에 세워 지지율 상승을 꾀하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적폐 청산의 도돌이표를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우리 정치는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정치 보복은 없다던 약속을 지키십시오.

셋째, 말이 아닌 실질적 협치를 해야 합니다. 취임 후 첫 시정 연설에서 대통령께서 협치를 강조했지만 그 연설이 끝이었습니다. 청문회 없이 임명한 각료가 이미 넷입니다. 행안부 경찰국이나 법무부 인사검증단처럼 법률 개정 사안을 시행령으로 대체해, 헌법상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연금·노동시장·교육 개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대 공존을 위한 연금 개혁과 노동시장의 불평등 극복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시행령 통치로 국회와의 협치를 파괴하면서, 최고 수준의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임기 내내 ‘일하지 않는 국회’ 프레임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심지어 국회 과반을 차지한 후에도 국회를 계속 혐오했습니다. 똑같이 하실 겁니까? 일하는 국회를 원한다면, 협치의 비용 없이 개혁을 이루겠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즉시 시행령 통치를 중단하고, 야당과의 대화를 복원하십시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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