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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쌍용차 인수전

'상거래채권단 동의'에 막힌 쌍용차 매각…현금변제 절충안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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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산은 등 이자 탕감 요구…"전례 없다" 배임 걸려 어려울듯

KG, 추가 자금 투입도 방안…"공장 정상화한 뒤 차후 현금 방식도"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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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이세현 기자 = 쌍용자동차가 새 주인으로 KG그룹을 낙점하고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는 등 매각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최종 관문인 채권단의 동의 절차에서 암초를 만났다.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인가받기 위해서는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상거래 채권단은 6%대에 불과한 낮은 현금 변제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쌍용차의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는 이번이 세번째로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쌍용차와 KG그룹은 물론 상거래 채권단도 어떻게든 합의점을 찾아내야만 한다. 여러 절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수면 위로 오른 것은 산업은행의 연체 이자율 탕감, 그리고 쌍용차의 예비 주인인 KG그룹의 추가 자금 투입 등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26일 서울회생법원에 현금변제율 6.79%와 출자전환 주식가치를 합친 회생채권 실질변제율을 약 36.39%로 정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총 변제대상 채권은 8186억원(미발생 구상채권 제외)이며 이중 회생담보권 2370억원, 조세채권 515억원은 관련법에 따라 전액 변제한다. 대주주인 마힌드라&마힌드라의 대여금과 구상채권1363억원을 제외한 회생채권 3938억원의 6.79%는 현금 변제하고 93.21%는 출자전환한다.

회생계획안에 적힌 6.79%의 현금 변제율은 기존에 알려진 6% 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상거래 채권단을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상거래 채권단은 대통령실과 산업은행 등에 탄원서를 내고 일찌감치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쌍용차와 KG그룹 측은 상거래 채권단의 반발에 대한 절충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해서는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회생채권자 중 상거래 채권자의 의결권은 80%를 넘는다.

우선 절충점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은 상거래 채권단의 요구대로 산업은행 등이 연체 이자를 탕감하는 것이다. 상거래 채권단은 주식출자와 현금변제를 포함해 최종 변제율이 50%는 되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를 위해 산업은행 이자 195억원 및 세무당국의 가산금 35억 탕감에 대한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상거래 채권단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현금변제율은 10% 수준으로 올라가 최종 변제율 역시 4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상거래 채권단이 요구하는 50%에는 못미치지만 현금 변제율이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올라가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이같은 제안에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수많은 사례에서도 볼 수 있 듯 산업은행이 이자를 탕감해준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당시에도 배임 등의 이유로 산업은행은 이자 탕감 요청을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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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선 KG그룹 회장. (쌍용차 제공) 2022.7.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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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거론되는 방안은 쌍용차의 예비 새 주인인 KG그룹이 현금 변제율을 높이기 위해 추가 금액을 투입하는 것이다. 상거래 채권단은 이달 초 곽재선 KG그룹 회장을 만나 이같은 안건을 제안했고, 현재 KG그룹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KG그룹 관계자는 "관계인집회에서 채권단의 동의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집회 전에) 상호 간 협의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채권단이나 KG그룹이나 이번이 모두 '마지막'이고, 시간을 더 끌어 좋을 것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한 관계인집회 전까지 상거래 채권자 설득을 위해 쌍용차와 KG컨소시엄 측의 변제율 제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KG그룹을 압박했다.

만일 KG그룹이 결단을 내려 추가 금액을 투입할 경우 상거래 채권단의 현금 변제율은 높아질 수 있다. 상거래 채권단이 요구하는 변제율의 마지노선은 주식 출자 전환(30%)을 포함해 50%인데, 이를 위해서는 현금 변제율이 20%로 올라가야 한다. KG그룹이 회생계획안상 현금변제액인 300억원에 500억원의 돈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상거래 채권단이 당초 40~50%의 최종 변제율을 언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40% 변제율을 위해서는 110억원을 더 투입하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이자 탕감은 결국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것인데, 국민 정서적인 측면이나 법률상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KG그룹이 돈을 더 투입하는 것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당초 KG그룹이 인수대금으로 제시한 금액은 후보자로 나섰던 쌍방울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KG그룹의 경우 자본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상거래 채권단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변제율에 어느정도 맞춰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회생계획안 처리 시한이 오는 10월15일로 불과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번 기업회생이 실패로 끝날 경우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어떻게든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사실상 쌍용차에는 KG그룹이 마지막 기회"라며 "이에 따라 상거래 채권단도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변제율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상거래 채권단이 쌍용차의 여러 협력사들로 구성됐고 협력사에는 일감을 계속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가 파산하는 것 보다 회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상거래 채권단이나 쌍용차 모두에게 당장 파산보다는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거래채권단이) 6.79%에 합의하고, 공장을 제대로 돌려 차후 현금을 받는 방식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자동차 생산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협력업체에는 쌍용차로부터 일감을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장은 이같은 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합의를 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리고, 이에 따라 쌍용차 매각이 완료될 수도 있다. 회생계획안이 회생법원으로부터 최종 인가받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의 3/4, 회생채권자의 2/3, 주주의 1/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모두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주주 등 중 한 집단의 동의만 있으면 재판부가 강제로 회생계획안을 인가할 수 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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