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지형 전망대.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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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세’ 라고 들어보셨는지. 일본에서 2008년부터 시행한 고향납세 제도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이외의 지방자치단체 등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주민을 위해 사용하고 기부자에게 세제해택과 기부액 중 일정액을 지역농특산물로 제공할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지난해 제정했다. 기부액이 10만원 이하의 경우, 세액공제비율이 100%이며,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16.5%다. 여기에 답례품으로 기부금액 총액의 30% 이내 농특산물, 지역사랑 상품권 등을 준다. 10만원을 기부하면 최대 13만원의 혜택이 돌아오는 셈이다.
출처= 행정안전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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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금 시행을 앞두고 강원도 영월군은 매력 어필에 나섰다. 영월군은 인구 감소 및 지역 소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문화도시 특성화 전략으로 ‘관계의 확장’을 설정했다. 영월 주민과 네트워크를 맺고, 영월 내에서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외부 사람들을 ‘관계인구’로 규정해 각별히 챙기는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영월을 찾는 여행자를 제2, 제3의 영월 시민으로 생각하면서 이들과의 관계를 확장하기 위해 영월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여행법을 제안하고 있다.
영월문화도시지원센터는 관광협의회와 함께 영월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농촌관광체험을 준비했다. ‘동강따라 영월여행’ 홈페이지를 통해 영월 구석구석 다양한 체험마을, 레포츠, 교육프로그램, 추천 명소를 확인할 수 있다. 기자도 직접 찾아가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영월의 진가를 미처 몰랐다. 느리지만 행복이 넘쳐흐르는 영월, 그 중에서도 몸소 체험하기 좋은 대표 명소 4곳을 소개한다.
장릉.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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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능, 장릉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권을 빼앗기고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이 17세 어린 나이에 사약을 받고 묻힌 곳이다. 후환이 두려워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인적이 드문 곳에 암매장했고, 숙종 때에 와서야 단종이 왕으로 복위돼 장릉이라는 능호가 붙여졌다.
장릉 풍경.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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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을 처음 방문한다면 장릉부터 와볼 것을 권한다.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단종역사관이 나오는데, 단종의 탄생부터 유배, 죽음까지 단종 관련 자료가 잘 전시돼 있다. 초가을 방문하니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이 한옥 사이사이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산책했다. 장릉은 처음부터 왕릉으로 택지된 곳에 조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선 왕릉의 구조와 다른 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신로와 어로는 일자형으로 조성되는데, 이곳은 ‘ㄱ’자로 꺾여 있어 이색적이었다.
단종의 묘.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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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릉 옆에는 충의공 엄흥도기념관이 있었으나 최근 원인 모를 화재로 전소됐다. 그래서인지 빠른 시간 내에 전체를 둘러볼 수 있었다. 우리 역사 상 단종 만큼 기구한 왕이 또 있을까. 그래서인지 영월 여행지는 단종의 회한이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왕릉이 상대적으로 소박한 편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숙종 시절 트렌드라고 한다. 단종 자신의 시신을 거두어준 영월에 대한 보답인지, 장릉을 참배 후 앞길이 활짝 열린다는 입소문이 끊이지 않는 이곳.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한 뒤 원하는 바를 빌어보는 건 어떨까.
동강리버버깅. /사진= 여행작가 김선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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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한 물,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동강은 정선군과 평창, 영월군의 군계를 이루며 흐른다. 동강의 절경과 함께 스릴 넘치는 급류타기와 물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1인 래프팅, ‘리버버깅’을 도전해봤다. 리버(river)와 버그(bug)가 합쳐진 단어로, 장비를 등에 메고 이동하는 모습이 벌레처럼 보인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뉴질랜드에서 들여와 국내에선 이곳 영월이 특화시켜 체험해볼 수 있는 이색 액티비티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수영을 못해도 쉽고 안전하게 급류를 탈 수 있도록 개발된 코스다.
교육을 받는 참가자들. /사진= 여행작가 김선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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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리버버깅은 폐교된 분교를 교육청에서 리모델링해 수련원으로 탈바꿈한 시설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장비를 대여해 착용한 뒤, 간단한 교육을 받고 차량으로 이동한다. 출발 전 준비운동과 몸풀기를 하고, 철저한 안전 교육을 받는다. 초등학생도, 할머니도 탈 수 있으니 겁낼 것 없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늘 직원이 옆에 동행한다. 슈트를 입어도 모든 옷이 다 젖는다. 머리 젖는다. 신발 젖는다. 옷 젖는다. 안 젖을 수 없는 리버버그다. 안에는 수영복을 착용할 것을 권한다.
리버버깅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진= 여행작가 김선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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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체험해보니, 래프팅보다 훨씬 스릴 넘치면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 탑승하다보니 맘대로 조종하며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급류를 기다리며 이동하는 동안에는 리버버그에서 내려와 유유자적 헤엄치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구명조끼를 착용했기 때문에 물에 가만히 있어도 둥둥 뜬 채 물살을 따라 앞으로 이동한다. 수련원에서 출발해 2시간가량 리버버깅을 즐기다 보면 단양 하선장에 도착한다. 차량으로 출발했던 수련원으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장비를 반납하면 된다. 올해는 10월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며 내년 5월부터 다시 체험할 수 있다. 9월 말에 체험해 강물이 차갑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슈트를 입으니 따뜻했다. 국내에선 딱 이곳에서만 체험해볼 수 있으니 잘 기억해두자.
한반도지형.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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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마을의 한반도지형은 삼면을 둘러싼 바다를, 강이 대신해 흐르고,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모습까지 우리나라 지형을 닮았다. 또 북쪽으로는 백두산, 남쪽으로는 포항의 호미곶과 같은 산과 곶이 오묘하게 자리하고 있다. 평창강과 주천강이 합쳐지기 전 강물이 크게 휘돌아치면서 이 특이한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반도 뗏목체험.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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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형의 동해안에서 출발해 서해안까지 약 1km 구간을 왕복하는 뗏목체험부터 해봤다. 강변마을의 전통운송수단이었던 뗏목을 복원해 옛 문화를 알리고자 마련했다고 한다. 마을 위원회 관계자가 직접 노을 저어가며 눈앞에 펼쳐진 풍경과 영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시간으로 뗏목이 한반도의 어느 부분을 지나고 있는지 들으며 경치를 감상하니 즐거웠다. 노를 젓는 방법을 배워보기도, 강에 발을 담가보기도 했다. 최고 8m의 깊은 수심을 자랑하는 서강을 건너는 동안 조금의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전하지만, 그래도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다.
한반도지형 전망대.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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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체험을 마치고 한반도지형 뷰스폿에 올라 노을을 감상했다. 나무 데크로 된 길을 15분정도 오르면 나오는데, 달력에서만 보던 한반도지형을 두 눈 가득 채우니 절로 탄성이 나왔다. 여름철 코스모스가 펴있을 때 내려다보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한반도지형 포토존 뒤로 돌아서면 탐방로 표지판이 나온다. 그 길 아래로 10분정도 가면 회양목 군락지, 서강전망대, 다간형 소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현지인들도 영월 최고의 뷰라고 자신 있게 꼽을 정도니 해질녘 꼭 방문해보자.
청령포.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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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이 구불구불 흐르면서 마치 뱀이 기어가는 모습 같은 곡류가 발달한 청령포.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은 암벽이 솟아 섬과 다를 바 없기에 단종의 유배지로 쓰였다.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출입할 수 없다.
배를 타고 소나무숲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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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배를 탑승할 수 있다. 출발한지 1~2분이면 도착해 거의 타자마자 내리는 기분이다. 배에서 내려 자갈을 따라 앞으로 쭉 가다보면 단종의 유배처를 중심으로 주위에 수백년 된 거송들이 울창한 송림을 이루고 있다. 곳곳에 산책로와 벤치가 잘 마련돼 있어 쉬어가기 좋다.
단종이 앉아있었다는 천연기념물 관음송.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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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곳 한복판에 있는 천연기념물 관음송은 수령이 600여년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다. 어린 단종의 슬픈 말소리를 듣고 비참한 모습을 봤다고 해 이름 붙여진 관음송은 어딘가 쓸쓸해 보인다. 두 갈래로 갈라진 이 소나무에 단종이 걸터앉아 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뒷산을 오르다보면 층암절벽 위 망향탑을 발견할 수 있다. 근심 속에서도 한양에 두고 온 왕비 송씨를 생각하며 흩어져 있는 돌을 쌓아 올렸다는 탑으로 단종이 남긴 유일한 유적이니 이곳에 왔다면 꼭 찾아보자.
영월(강원)= 강예신 여행+ 기자
취재협조= 영월군 관광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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