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오른쪽 두번째 검은색 양복)과 권성동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오른쪽 세번째 회색 양복)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발언 보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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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등 발언을 보도한 MBC에 대해 고발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MBC가 방송 영상 자막을 조작했다고 주장하지만 언론의 자유를 중시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입법 시도에 반대한 과거 행동과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헌법상 언론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개인 발언의 가치나 국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되는 것”이라며 “명백히 의도를 갖고 한 가짜뉴스라든지, 취재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뉴스까지 책임을 면제하라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MBC 보도에 의도가 있다고 보나’라는 기자들 물음에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자막) 괄호 안에 미국을 넣은 것은 보도 취재 원칙에 반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것을 다 점검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전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민원실을 찾아 박성제 MBC 사장과 A 보도국장, B 디지털뉴스국장, C 기자 등 4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MBC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윤 대통령 발언을 자막으로 제작, 공개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TF는 관계자 추가 고발과 언론중재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도 검토하고 있다.
언론을 상대로 한 고발전에 당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여당으로서 MBC를 향해서 질의하고 항의할 수 있고, MBC도 여기에 대해 해명을 할 수 있다”며 “다만 당이 법적 공방까지 가는 것은 글쎄”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작년 이맘때 쯤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갖고 나왔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을 반대했다”며 “잘못된 보도로 인한 피해보다 언론 자유가 더 중요하다, 헌법 21조가 얘기하는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었고 해가 바뀌면서 MBC를 향한 가치의 잣대가 바뀐 것 같아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입법 시도에 ‘언론 자유 침해’ ‘국민 알권리 침해’ 등 이유를 들어 반대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 신설을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위헌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해배상이 악용되면 고위공직자 등 권력감시를 막는다는 우려에 민주당이 법안 내용을 수정하고 재협상에 나서는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언론중재법을 “반헌법적인 언론재갈법”으로 규정하며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기준에 따라 권력을 비호하고 비리를 덮는 수단으로 전락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가 내세운 언론중재법 반대 논리 중에는 “언론 보도 초기 단계부터 권력자가 ‘가짜뉴스’라고 판정하고 언론보도 차단과 삭제,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해 추가보도를 원천봉쇄하는 권한을 가지게 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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