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암 치료 강국이다.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암을 극복한다. 암으로 확진받고 치료 중이거나 완치에 이른 암 유병자도 215만 명에 이른다. 암 치료는 정확한 진단·치료와 생존 후 관리가 좌우한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환자 중심의 포괄 치료를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암 전문병원으로 손꼽힌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2023년도 월드베스트 전문병원(World‘s Best Specialized Hospitals) 평가에서 암 치료 분야 글로벌 6위에 선정됐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1위다. 우수한 임상 실력으로 K의료를 선도한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전경. |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하 삼성암병원)은 암 치료 분야 혁신을 주도한다.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협진하는 다학제 진료, 진단이 어려운 희귀·난치암을 대상으로 증상·병력을 상세히 파악하는 심층 진료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을 충실히 이행하고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위암에도 항암 치료를 시행하는 등 새로운 항암 치료 기법을 발 빠르게 적용한다. 적극적으로 BRACA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유전성 유방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암 치료 생존율을 끌어올린 비결이다. 이우용 삼성암병원장은 “삼성암병원의 암 치료 5년 상대생존율은 국내는 물론 의료 최선진국인 미국보다 앞선다”고 말했다.
삼성암병원에서 공개하는 의료 질 평가보고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 암 발생 1위인 위암의 삼성암병원(2008~2019년) 5년 상대생존율은 87.7%다. 한국 평균(77.0%, 2014~2018년 한국암등록통계)보다 높고 미국 평균(32.4%, 2011~2017년 미국암등록통계)은 크게 웃돈다. 특히 같은 암이라도 치료가 더 까다로운 원격 전이암을 잘 치료했다. 암세포가 최초 발생한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까지 퍼졌어도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시도한다. 삼성서울병원의 췌장암 원격 전이 5년 상대생존율은 26%(2011~2015년)로 국내 평균(2%)보다 무려 10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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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난소암 수술 전문기관 인증
삼성암병원의 암 치료 생존율이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차별화한 진료 체계다. 삼성암병원은 새로운 진료 프로세스를 도입하면서 암 치료 패러다임을 환자 중심으로 바꾼다.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머리를 맞대 진단·치료의 오류를 최소화해 최적의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다학제 진료 ▶질환별 환자의 상태·상황을 표준화해 치료하는 표준 진료지침 ▶치료가 시급한 암 환자를 위해 당일 검사·진료·수술을 체계화한 패스트트랙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혁신적 성과의 기반이 됐다. 다학제 진료는 암 극복 필승의 치료 공식을 찾는 데 유리하다. 현재 암 환자의 상태를 여러 진료과별 의료진이 각자 의견을 제시하면서 최신 치료법을 공유한다. 일종의 집단지성이다. 수술부터 빠르게 시행하는 것이 좋을지, 항암 치료로 암 크기부터 줄일지, 어떤 표적항암제를 써야 할지 등을 다각도로 논의한다. 다학제 진료를 받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1.2%로, 다학제 진료를 받지 않은 암 환자 생존율(49.4%)보다 21.8%포인트나 높다. 암 환자 치료 효과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삼성암병원에서는 어떤 의료진을 만나더라도 의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한 엄격한 표준 진료지침을 적용해 똑같은 최상의 수준인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표준 진료지침을 체계화한 부인암센터는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유럽부인종양학회에서 진행성 난소암 수술 전문기관으로 인증받았다. 진료 프로세스 체계화로 미래 의학의 표준을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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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CAR-T 등 첨단 항암 치료 제공
양성자 치료. |
둘째로 최신 정밀의학을 구현하는 인프라다. 삼성암병원은 2016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했다. 차세대 방사선 치료로 불리는 양성자 치료는 양성자빔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만 정확하게 파괴한다. 기존에 시행하던 방사선 치료와 달리 치료 스펙트럼이 넓고 정상 조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두경부암이나 간암, 뇌종양, 폐암 등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모든 암종에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높인다. 지금까지 삼성암병원에서 시행한 양성자 치료는 5000건이 넘는다.
CAR-T 세포치료센터에서 세포 채취. |
국내 최초로 개소한 CAR-T 세포치료센터도 있다. CAR-T 세포치료는 내 몸에 존재하는 면역 세포를 유전적으로 강화해 암세포 공격력을 높여 투약하는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이다. 암으로 무기력해졌던 면역 세포인 T세포의 암 인식 능력을 높여 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CAR-T 세포치료를 받은 재발·불응성 암 환자의 40~60%가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유전체를 분석하는 캔서스캔. |
셋째로 환자 중심 포괄치료다.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첫 방문 및 예진 상담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바로 퍼스트 케어기버 제도다. 병원에 처음 방문한 암 환자에게 숙련도가 높은 간호사를 전담 배치해 병력 등 기초 정보를 수집하고 진료 전 상담을 돕는다. 특히 예진 상담 프로세스 일원화로 진료에 필요한 정보의 90% 이상을 확보해 암 환자도, 의료진도 암 치료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암 환자를 교육하는 전문기관인 암교육센터에서 심신 안정, 통증 완화, 재활 치료, 영양 관리 등 암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 “혁신적 의료 신기술 임상 적용으로 차세대 암 치료 선도”
인터뷰 이우용 삼성암병원장
삼성암병원은 암 치료 분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다. 암 유전체 분석, 바이오마커 활용, 면역 치료 등 혁신적인 암 치료 기법을 누구보다 먼저 임상에 적용해 글로벌 암 치료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다. 최근엔 환자별 암 특성, 유전체, 가족력, 특이 합병증 등을 정밀 분석해 미래 암 치료를 선도한다는 목표다. 삼성암병원 이우용(사진) 병원장에게 글로벌 암 치료 발전 방향에 대해 들었다.
Q : -앞으로 암 치료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나.
A : “암 정밀 치료가 강화될 것으로 본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Next Gen Sequncing),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분석 도구를 활용해 개인에게 가장 잘 맞는 표적 물질을 찾아 암 치료에 활용하고 합병증 등을 예측하는 식이다. 개인 정밀 맞춤 치료로 암 치료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외에도 차세대 유전체 분석 시스템인 캔서스캔으로 유전체를 분석해 새롭게 개발 중인 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난치암 환자에게 신약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암병원의 임상 신약 적용률은 15~20%에 달한다.”
Q : -최근 대면 다학제 진료를 중심으로 한 암정밀치료센터를 개소했던데.
A : “삼성암병원의 미래다. 암 연구 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되는 유전체 분석, 바이오마커 발굴, 면역 치료 등을 혁신적 의료 신기술을 가장 빠르게 암 치료에 접목한다. 진료 중심의 다학제 접근을 기반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에서 삼성암병원이 최초 시도하는 차세대 암 치료 기법이다. 새로운 암 수술 기법, 방사선 치료 등을 도전적으로 적용해 암 치료 분야 미래 의학을 선도할 것이다. 암을 잘 치료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암 연구개발(R&D) 허브로 도약하겠다.”
Q : -해외에서도 한국의 암 치료 실력에 주목하는데.
A : “자랑스럽다. 2023년 월드베스트 전문병원 평가에서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해 글로벌 30위에 한국 의료기관이 5개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미국 의료기관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1위다. 한국의 암 치료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암 치료를 위해 미국이 아닌 한국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한다. 중증도가 높은 암도 포기하지 않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 헌신한 의료진 노력의 결과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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