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왼쪽)가 13일 자신의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가석방 불원서(不願書)'를 공개했다. [연합, 김경수 전 지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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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연말 특별사면과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대통령실이 "신경 쓰지 않는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언론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데 반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사면에 대한 기본 원칙과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핵심 관계자 역시 "특별사면은 여전히 검토 중인 단계로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지사는 전날 부인 김정순 씨를 통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가석방 불원서'에서 "(가석방 심사 요건이)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온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건임을 창원교도소 측에 이미 여러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이런 제 뜻과 무관하게 가석방 심사 신청이 진행됨으로써 (가석방을 신청했는데 허가되지 않은 것처럼)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다"며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인 김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 구색 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김 전 지사의 뜻을 전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김 전 지사 측이 복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정치 보복' 피해자임을 자처하기 위해 이런 입장을 낸 게 아니냐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

김 전 지사의 '가석방 불원'을 두고 여권에서는 비판이 잇달았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김경수 전 지사의 양심수 코스프레,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여론조작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더럽힌 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신이 양심수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면서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자기 혼자 북 치고 장구 친다", "결론 나지 않은 일을 두고 '자뻑'(자아도취)이 심하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야권에서는 김 전 지사의 사면이 MB 사면을 위한 수단처럼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건영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대통령이 MB를 사면하고자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 김 전 지사를 이용하는 것 같다"며 "누구 머리에서 이런 수준 낮고 졸렬한 생각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28일께 연말 특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유력한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사면이 확정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여태 나온 얘기는 전부 다 전망"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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