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클릭]
민노총 간부, 북한 공작금 수령한 프놈펜
진보정당 간부 北공작원으로부터 교육받은 앙코르와트
쌍방울 김성태 수행비서 체포된 태국 접경지
부산저축은행·라임은 캄보디아 투자로 거액 날리기도
최근 캄보디아를 향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연일 언론에 캄보디아와 연관된 한국인 이야기가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선 친북 인사들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돈과 교육을 받습니다. 범죄자들이 수사 당국의 눈을 피해 몸을 숨깁니다. 정치권과 연루된 금융인들이 국민들의 쌈짓돈을 그곳에서 몽땅 날리기도 합니다.
최근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의 자택과 근무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방첩당국은 민노총 간부 A씨가 2016년부터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해마다 외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공작금을 받는 등 교류를 해왔다고 의심하고 있는데, 2017년 9월 그들이 만난 곳이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이었다고 합니다.
야생 원숭이가 앙코르 와트를 바라보고 있다. /최훈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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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밀회의 장소로 캄보디아를 택한 건 민노총 A씨만이 아닙니다.
진보 정당 간부 B씨는 2017년 7월29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북한 노동당 대남 공작 부서인 문화교류국(옛 225국) 소속 공작원을 접선해 사흘간 북 공작원으로부터 제주 지하 조직 설립과 운영 방안, 암호 통신법 등을 교육받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작년 11월까지 북한으로부터 “민노총 산하 제주 4·3통일위원회 장악” “반미 투쟁 확대” “윤석열 규탄 배격” “한미 군사훈련 중단” “미 첨단 무기 도입 반대” “반(反)보수 투쟁” 등 구체적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개월의 장기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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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다른 방식으로 얽힌 인사도 캄보디아를 도피처로 삼았습니다.
대북 송금 혐의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가 최근 체포된 곳도 캄보디아입니다. 김 전 회장과 함께 외국으로 출국해 지금껏 도피 생활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진 박씨는 김 전 회장이 검거되기 직전 태국에서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로 들어가려다 인터폴 적색수배로 국경 근처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토록 한국인의 캄보디아 사랑은 뜨겁습니다. 그 시작은 언제부터일까요? 아마 2003년 아닐까 싶습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졌는데요, 이 사태는 부산저축은행이 2003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부근에 ‘캄코’라는 신도시 사업을 하겠다던 이모씨에게 3000억 원을 덥석 쥐어주며 시작된 사건이었습니다. 이 대표는 국내법인 랜드마크월드와이드를 두고 캄보디아 현지법인 월드시티를 세워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가량 떨어진 곳에 신도시로 조성될 예정이었던 캄코시티 건설 예정지 전경. 중앙의 부지를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을 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제공 |
세운 지 얼마 안 된 회사를 가지고 이 대표는 국내에서 4000억 원이 넘는 돈을 끌어 모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돈줄이 막혔고 2010년 분양에도 실패했습니다. 부산저축은행은 파산했죠. 캄보디아 신도시 사업에 투자됐다가 아직 회수하지 못한 돈은 약 6700억 원, 피해자만 3만8000여 명에 이릅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소속돼 있었던 법무법인 부산이었습니다. 법무법인 부산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총 4년 동안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총 59억 원의 수임료를 받았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정수석 시절이던 2003년 중순쯤 유병태 당시 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철저히 조사하되, 예금 대량인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적도 있죠.
법무법인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정치권과 굉장히 가까웠던 법무법인 지평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법무법인 지평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이었던 강금실 변호사가 동료 변호사 10여 명이 설립한 곳이 지평인데요, 문 전 대통령 시절 대표 변호사였던 김지형 전 대법관은 탈원전 수장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김영문 전 관세청장도 지평 출신이었죠.
왜 갑자기 캄보디아 이야기를 하다가 법무법인 이야기를 꺼내냐고요? 다음 이야기를 하기 위한 빌드업이었습니다.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기억나시죠? 이곳 법률 검토를 맡은 곳이 지평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의 캄보디아 프로젝트 요약투자설명서(Teaser Memorandum) /최훈민 기자 |
라임자산운용도 캄보디아와 인연이 깊습니다. 라임자산운용으로 향한 뒤 돌아올 줄 모르는 국민의 쌈짓돈 1조6000억원 가운데 약 1200억원은 캄보디아에 묶여있거든요. 라임자산운용이 내놓은 ‘라임 플루토 FI D-1호’는 캄보디아 리조트를 개발하는 데 1억 달러를 대출해줬다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이 캄보디아에 거액을 투자한 이유는 이곳이 ‘캄보디아-중국 투자개발시범지구’의 일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투자 포인트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동남아 지역 교통 허브인 캄보디아 칠성해 개발프로젝트”라고 돼 있었습니다.
이토록 ‘그들’은 캄보디아를 사랑했습니다. 평양냉면 때문이었을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캄보디아 북한식당에서 파는 평양냉면은 꽤 유명했습니다.
캄보디아는 한국과 교류를 트기 전까진 전통적인 친북 국가였습니다. 중국과는 지금도 우방 관계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하면서 캄보디아도 최근 여기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두 나라 관계는 좋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캄보디아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캄보디아가 갑자기 궁금해지지 않으신가요? 지금이라도 캄보디아가 가보고 싶으시다면 환전은 캄보디아에 위치한 대구은행 현지법인에서 하시길 권합니다. 2021년까지 대구은행 캄보디아 법인은 환전이 불가한 ‘특수은행’에 불과했지만, 대구은행이 2020년 캄보디아 공무원에게 뇌물 41억원을 건네 이젠 외환도 취급할 수 있는 ‘상업은행’으로 발돋움했거든요.
운이 좋으면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조카가 직접 환전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계명대를 졸업해 2006년 대구은행에 입사한 추 전 장관의 조카는 2020년부터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길었던 코로나의 악몽도 서서히 그 끝이 보입니다. 고생을 끝낸 당신에게 오랜만의 국외 여행지로 캄보디아를 추천합니다. 국정원 신고 전화번호는 111입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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