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기 색으로 물든 에펠탑·오페라하우스
모국 떠난 우크라인들, '슬픈 1주년' 곳곳서 기념
24일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러시아 대사관 앞에 수천 명의 시위대들이 모여 휴대폰 불빛을 켜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바르샤바=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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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비판하고 평화를 바라는 움직임이 일었다고 A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곳곳에서는 러시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침략 전쟁을 비판하는 시위가 러시아 대사관 바로 앞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대사관 앞 거리에 놓인 녹슨 러시아 전차 위를 타고 올라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었다.
이 전차는 지난해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서 가져온 것으로,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의 군사역사박물관에서 한 독일 민간단체에 대여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주최한 ‘베를린 스토리 그룹’ 소속의 빌란트 기벨 활동가는 “독일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자 모였다”고 말했다.
24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위대가 우크라이나의 해방을 상징하는 그림을 러시아 대사관 울타이 앞에 가져다 놓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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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라 조지아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우크라이나 영웅들에게 영광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수도 트빌리시를 행진했다. 동아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 도쿄 공원에는 약 1천 명의 시위대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춰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서울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도 수십 명이 모여 러시아의 즉각 철군을 촉구했다.
국가는 ‘친러’ 일지언정 별개로 응원을 보탠 시민들도 있었다.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친러시아 국가인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도 활동가들이 러시아 대사관 앞 반전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해골 모형이 박힌 핏빛 케이크를 든 채 “푸틴 대통령을 대량학살 혐의로 재판에 회부하라”고 외쳤다.
24일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노란색 조명을 밝힌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모습. 파리=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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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상징적 명소들은 이날 조명 색을 조절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파리 에펠탑,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은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색의 조명을 밝혀 연대의 뜻을 내보인 것이다.
전쟁을 피해 모국을 쫓기듯 떠난 우크라이나인들은 세계 각국에서 서글픈 ‘1주년’을 기념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에는 우크라이나 난민 2,000여 명이 한 컨벤션 센터에서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훔쳤다. 영국 리버풀의 한 쇼핑몰에서는 13세 우크라이나 난민 소녀가 전통 의상을 입고 피아노로 우크라이나 국가를 연주해 감동을 줬다.
24일 영국 리버풀의 한 쇼핑몰에서 13세 난민 소녀 알리사가 모국의 전통 복장을 입고 우크라이나의 국가를 피아노로 연주하고 있다. 리버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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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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