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술 어려운 설명 대신
한번에 와닿는 사례 보여주려 안간힘
6G 논의는 기대보다 ‘주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3’ 전시장의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 전시관에서 한 남성이 ‘더 나은 5세대 이동통신’(5G+)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춤을 추는 가운데, 가상현실(VR) 안경을 쓴 관람객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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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각)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3’ 전시장 제3홀을 거니는데 어디에선가 웅장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한 남성이 ‘더 나은 5세대 이동통신’(5G+)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있다. 맞은 편에 선 관람객들은 가상현실(VR) 안경을 쓴 채 이 모습을 지켜봤다. 가상현실 안경 너머 화면을 보여주는 스크린에선 춤추는 남성이 3차원(3D) 애니메이션 속 로봇 캐릭터로 바뀌어 있었다.
이는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Orange)가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속도와 성능을 지금보다 개선하면 이용자들에게 어떤 이로움을 줄 수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통신사들이 보낸 보도자료에 자주 등장하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던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활용하면 대규모 트래픽을 필요로 하는 확장현실(메타버스) 콘텐츠도 ‘초저지연’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복잡한 설명이 단박에 이해가 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3’ 전시장의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 전시관에서 한 남성이 5세대(5G) 이동통신, 확장현실(XR), 로봇 등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선박 관리 공정에 적용한 사례를 가상현실(VR) 안경을 쓴 채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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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엠더블유시에 참가한 전세계 통신사들과 정보기술(IT) 기기 제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선 및 상용화에 따른 개인·기업 고객 입장에서의 이점을 최대한 직관적인 방식으로 홍보하기 위해 온갖 참신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었다. 덕분에 올해 처음 엠더블유시를 찾은 ‘초짜 관람객’ 입장에서 기자가 가졌던 ‘기업 고객용(B2B) 서비스가 많은 전시회인 만큼 볼거리는 적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보기좋게 깨졌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3’ 전시장의 미국 정보기술기기 제조사 ‘델’ 전시관에 사설 5세대 이동통신 망이 적용된 맥주 제조 공정 자동화·효율화 사례가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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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3’ 전시장의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브이엠웨어’(VMWare)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로봇 팔이 에스프레소 기계를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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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모빌리티 서비스에 적용한 사례도 여럿 눈에 띄었다.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은 전시장 한켠에 스포츠 애호가라면 반드시 뒤를 돌아볼만한 고가 브랜드 도로용(로드) 자전거를 가져다뒀다. 차량과 차량, 차량과 사람·사물 등을 서로 연결해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 운행 보조 시스템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 업체 관계자는 “더 빠른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전거에 부착한 기기가 외부로부터 날씨 정보나 교통 상황 정보 등을 지연 없이 가져올 수 있어, 자전거나 자동차 운행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3’ 전시장의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전시관을 찾은 한 관람객이 5세대 이동통신망으로 차량과 차량, 차량과 사람·사물을 연결하는 장치가 부착된 도로용(로드) 자전거를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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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3’ 전시장의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전시관에 놓인 도로용(로드) 자전거에 외부로부터 날씨, 교통 상황 등 정보를 가져오는 장치가 부착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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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 망을 이용해 최대한 지연 없이 날씨, 도로 교통 상황 등 데이터를 외부에서 끌어오면 자전거나 차량 등 운전자의 안전한 주행에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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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과 달리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이나 서비스 소개에 큰 비중을 할애한 기업은 생각보다 찾기 어려웠다. 전시장에서 만난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까지 나서서 6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말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국외엔 6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나라가 아직 없고, 국제 기술 표준도 마련되기 전이다. 다른 나라 통신사들은 6세대 이동통신 쪽에서 우리보다 2~3년 정도 늦다 보니 이번 전시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5세대 이동통신도 상용화가 다 안 됐는데 6세대 이야기를 꺼내는 건 새로운 설비에 대한 투자 부담을 통신사들 스스로 키우는 일이라 아직까진 금기에 가까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글·사진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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