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日 기시다 총리 ‘왕위 계승 방안 검토’ 돌발 발언… 집권자민당 당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안정적인 왕위 계승 방안’의 검토를 서두르도록 요구한 것을 둘러싸고 집권 자민당 내 당혹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6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6일 자민당 당대회에서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확보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국회 차원에서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 왕족수 확보 방안으로 ‘결혼한 왕족 여성도 왕실에 남도록 한다’거나, ‘옛 왕족의 남자 아이를 양자로 입양해 왕족에 복귀시킨다’는 두 가지 안이 담긴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 의장은 이를 각 당의 논의에 맡겼다.

하지만 자민당은 아소 다로 부총재를 좌장으로 한 차례의 간담회만 열었을 뿐, 논의가 1년간 진척되지 않았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의 지난달 발언엔 이 같은 정체 현상을 타파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자민당 지도층은 “총리의 발언은 급작스러웠고 구체적 지시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제시한 왕위 계승책엔 보수파 반발이 예상되는 여성·여계(女系) 일왕과 여성 궁가(宮家) 등장 등 가능성이 내포돼 있어 오는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논의는 피하고 싶다”는 것이 자민당 내 다수 의견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건 자민당뿐 아니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지난해 2월 첫 검토위원회 회의를 열었으나, 정부 측 의견을 청취하는 데 그쳤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노다 요시히코 중의원 의원을 수장으로 지난해 1월 위원회를 꾸렸으나, 당내 의견이 엇갈려 논의가 정체됐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왕위 계승책과 관련해) 자민당이 논의 환경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자당의 입장을 밝히는 데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국민민주당도 지난해 당내 검토 자리를 마련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에 가장 적극적인 당은 일본유신회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지난해 4월 옛 왕족 남성을 왕실에 복귀시키는 방안이 담긴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 왕실 관련 법률인 ‘황실전범(皇室典範)’의 개정을 주장했다. 바바 노부유키 일본유신회 대표는 “다른 정당들은 문제를 보류하고만 있다”며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김동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