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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성착취물 실태와 수사

“유튜브 구독자 계정 줄 테니 도와줄래?”... 아동 유인 성착취물 제작자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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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 계정 미끼 미성년자 4명 유인
화면 안 켜지고도 촬영 가능한 앱 다운
경찰 "동심 악용한 범죄, 부모 관심 절실"
한국일보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한 20대가 아이들을 유인하기 위해 올린 댓글.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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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가 많은 계정(아이디+비밀번호)을 준다고 속여 미성년자 신체 일부를 촬영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미국에 거주 중인 남성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 수사를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제작·배포·소지) 등 혐의로 20대 A씨를 구속해 이달 초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유튜브에서 미성년자들이 주로 보는 인기 영상에 ‘계정 나눔’, ‘구독자 000명 있는 계정 나눔’ 등 댓글을 달아 10대 4명을 유인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에게 A씨는 “상품권 환전을 도와주면 계정을 주겠다”고 속여 부모 명의 휴대폰으로 소액결제를 시키는 수법으로 135만 원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제작한 성착취물로 피해 아동 부모에게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1억 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한 20대가 아이들을 유인하기 위해 올린 댓글.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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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결과 A씨는 피해자들에게 “열을 측정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테스트를 하는데 도와주면 약속한 계정을 주겠다”고 속여 아이 휴대폰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해당 앱은 화면이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카메라를 원격으로 작동해 영상 및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옷을 벗고 측정해야 더 잘 된다. 휴대폰을 신체와 가깝게 놓아 달라”고 요구한 뒤 영상을 촬영했다. A씨는 2010년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 갔으나 혼자만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거주하다 이번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범행에 사용됐던 검색어 ‘계정 나눔’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플랫폼 측에 차단·삭제를 요청하는 등 2차 피해를 예방하겠다"며 "구독자가 많은 유명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악용한 범죄에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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