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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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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공천 라인 장악한 친윤···안철수 “전당대회, 민심과는 동떨어졌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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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당직 ‘윤핵관’ 등 친윤 일색

대통령의 여당 장악 현실화 평가

경향신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사진 앞줄 오른쪽)와 이철규 사무총장이 13일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면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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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사무총장에 이철규 의원을 임명하는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일부 비윤(석열)계 인사가 포함됐지만 내년 총선 공천을 관리하는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강성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장악하는 등 윤 대통령의 여당 장악이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주요 당직 인선안을 의결했다. 김 대표는 당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며 총선 공천 실무에 관여하는 사무총장에 이철규 의원, 사무총장을 보좌하는 전략기획·조직부총장에 박성민·배현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 총장은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과 함께 대표적인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힌다. 박 부총장은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술친구로 지낸 막역한 사이다. 배 부총장은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냈다. 총선 공천에 관여하는 자리를 핵심 친윤계 의원들이 석권한 것이다.

수석대변인에는 유상범·강민국 의원이 임명됐다. 유 대변인은 검찰 출신으로, 배 부총장과 함께 대표적인 강성 친윤계 초선 의원으로 분류된다. 강 대변인은 김 대표가 원내대표를 지낼 때 원내대변인을 지낸 김 대표 측근이다. 원외인 대변인에는 김 대표 선대위에서 일한 김예령 전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당대표 출마 준비를 도왔던 김민수 전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강대식 의원을 지명했다. 강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경선 때 유승민 후보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냈다. 김 대표는 역시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유의동 의원에게 먼저 이 자리를 제안했으나 유 의원이 고사했다고 한다.

김 대표 체제 첫 인사의 특징은 ‘친윤 전면 배치’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총선 공천 여론조사 업무를 맡는 여의도연구원장에도 배 부총장·유 대변인과 함께 ‘배·박·유’라 불리는 친윤계 박수영 의원이 내정되는 등 총선 공천과 관련한 실권 있는 자리는 친윤계가 모조리 차지했다. 김 대표는 강 최고위원 지명으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조를 살렸다고 자평하지만, “너무 심한 친윤 색채를 희석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당 내 평가가 나온다. 선출직 최고위원(대표·청년최고위원 포함 6명)에 이어 당 요직까지 친윤계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여당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김 대표는 “능력을 가진 분들을 중심으로 인선하고, 대통합 모양에 맞는 인물을 선정하는 것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카페에서 안철수 의원과 만나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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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카페에서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안철수 의원을 만나 함께 “화합”을 다짐했다. 다만 안 의원은 김 대표에게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100% 당심으로 하다보니 민심과는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제대로 민심을 용산에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과학기술 관련 당 특별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안 의원은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거절했다. 김 대표는 황교안 전 당대표와는 14일 오찬 회동한다.

김 대표는 ‘당·정 일체’를 위한 행보도 가속화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관련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에 힘을 실었다. 오후에 한덕수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만나서는 전당대회로 두 달 넘게 열리지 않은 고위당정협의회 재개, 여당과 정부 부처 차관 및 실·국장이 참여하는 정책조정위원회 활성화 등을 논의했다. 새 여당 지도부 출범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는 오는 19일 개최된다. 김 대표 등 새 여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첫 만찬을 할 예정이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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