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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공격수 전진배치한 카카오, 목표는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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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홍 기자] 카카오가 최전방 공격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뒤이어 IP(지식재산권), AI(인공지능), 헬스케어로 이어지는 탄탄한 미드필더 진영을 바탕으로 선 굵은 공격축구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오랫동안 대표팀을 지켜온 카카오톡이 골키퍼 장갑을 낀다. 충실한 후방지원에 나서며 공격축구의 뒤를 받쳐줄 커뮤니티 전략을 가동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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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전략에 힘 실렸다
    카카오는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제28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선임 안건 승인으로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를 사내이사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최전방 공격수에 투자 전문가를 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배재현 총괄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올해 초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성공에도 큰 역할을 했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를 이끌며 역시 카카오의 신성장 동력 창출을 적극 타진한 인사다. 다수의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하며 새로운 판세를 읽는 '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공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투자를 중심으로 카카오 생태계를 키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카카오는 비록 정해진 주기는 없지만, 자체 생태계를 키우면서도 일정기간 투자를 통한 미래 전략을 준비하는 '시기'를 보내는 경향이 있다.

    임지훈 대표 시절이 대표적이다.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이 벌어진 후 최재훈-이석우 대표 체제가 내실을 다지는 시절이었다면 투자 전문가 임지훈 대표 시절 카카오는 멜론 인수를 비롯해 두나무에 투자하는 등 외연 확장에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금전적 이득은 물론 고스란히 카카오의 기초체력이 되어 '넥스트 스텝'의 발판이 되어줬다.

    올해의 카카오도 비슷한 판을 짜고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과 함께 인플레이션이라는 불확실성의 공포가 시장을 덮진 가운데 과감한 외연 확장으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판을 흔드는 것을 넘어 판을 키우고, 연결하는 작업까지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연장선에서 이사회 진용을 새롭게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카오는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 (여성이사 4인) 구성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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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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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IT' 전략
    카카오의 올해 중요한 전략적 방향성 중 하나는 IP와 IT의 결합 시너지다.

    현재 카카오는 SM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공개매수에서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성공했다. 청약 최종 경쟁률은 2.26대 1이며 배정 비율은 44%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는 20.78%,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13%의 지분을 확보해 SM엔터 주식 총 39.90%를 차지하게 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주총을 통해 SM엔터 인수를 바탕으로 IP와 IT의 결합을 선언했다.

    홍 대표는 "SM엔터 인수를 계기로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쌓아갈 것"이라며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SM엔터의 IP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다양한 ICT 기술 및 플랫폼의 외연확장을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커뮤니티 전략까지 덧대면서 플랫폼 생태계 전반을 키우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카카오의 경쟁자인 네이버도 JYP 및 하이브와 연속으로 손을 잡으며 자사의 플랫폼에 엔터 콘텐츠를 채운 사례가 있다. 그리고 카카오도 다양한 엔터 콘텐츠를 자사의 디지털 플랫폼에 올려 일종의 생태계 전략을 가동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IP와 IT의 만남을 통해 양측의 시너지를 키우고, 전체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는 한편 커뮤니티 전략으로 뒤를 받치는 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하이브의 SM엔터 경영권 확보가 무위로 끝난 직후 "SM엔터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기 위해 자율적 및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면서 "SM엔터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도 지난달 1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웹툰, 웹소설, 굿즈 사업 활용해 SM IP 활용도도 지금보다 훨씬 높일 계획"이라며 "팬 플랫폼 사업은 카카오 아티스트 및 탤런트 IP 협력, IT 역량 측면에서 카카오 보유 기술력 기반으로 팬 플랫폼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AI와 헬스케어 전략도 가동될 전망이다.

    먼저 챗GPT 열풍을 시작으로 글로벌 빅테크 시장에 AI 열풍이 부는 가운데,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의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Ko-GPT'를 활용해 승부를 본다는 방침이다.

    홍은택 대표는 "날카로운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면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관련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 및 구글의 바드 등이 영어권을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카카오는 한국어 모델에 집중해 특화 서비스를 창출한다는 각오다.

    헬스케어 전략도 강하게 추진된다.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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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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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사진은 카카오헬스케어를 통해 그려질 전망이다.

    최근 카카오헬스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 올해 다양한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프로젝트 감마, 그리고 델타가 그 주인공이다.

    프로젝트 감마는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모바일 기반 초개인화 건강관리(Virtual Care)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기록의 일상화를 바탕으로 삼는 '나의 라이프 레시피'가 핵심이다. 특히 나의 혈당 다이어리가 눈길을 끈다. 생활습관에 따라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음식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기록이 가능하다. 음식의 이름과 열량 정보 등이 나오기 때문에 편리한 기록이 가능하다.

    또 고혈당 및 저혈당 위험을 알려주는 실시간 알림 메시지도 지원되며 맞춤형 건강 리포트도 제공받는다. 심지어 가족의 실시간 건강 관리도 지원한다. 5월 출시 예정이다.

    프로젝트 델타는 의료 데이터 전략이다. 데이터 반출이 없는 안전한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표준 데이터 모델을 적용하는 한편 데이터 보안을 유지하며 다양한 수요 기관이 접근할 수 있는 별도 채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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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하는 카카오톡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에도 많은 변화를 줄 전망이다. 상반기 내 오픈채팅을 별도의 탭으로 신설하는 등 인터페이스적 측면의 실험이 벌어진다.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즉 커뮤니티 전략이다. 이미 오픈링크 등 다양한 도전을 바탕으로 기초체력을 쌓아올리는 중이다. 비록 부침은 있지만, 관심사 기반의 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강력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29일 업데이트와 함께 프로필 이모티콘 스티커 서비스가 출시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용자가 구입한 이모티콘 또는 이벤트 등을 통해 보유한 모든 이모티콘을 활용해 프로필 배경 및 프로필 사진 영역을 꾸밀 수 있는 기능이다. 단순 텍스트 기반의 소통이 아닌, 입체적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사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Karlo)를 기반으로한 이미지 생성 및 공유 플랫폼 '비 디스커버(B DISCOVER)'에 AI 프로필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카카오는 전통적으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메신저 회사라는 정체성이 있다. O2O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해도 내부의 메신저 회사 정체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전 당시 카카오 최고 경영진들이 보여준 행보를 봐도 카카오의 DNA이자 중심은 카카오톡이라는 것이 자명하다.

    이를 바탕으로 '관심사 및 입체적 소통의 지원'을 통해 카카오톡을 커뮤니티로 전환시키는 다양한 전략들이 대거 출시될 전망이다. 단순 SNS앱의 슈퍼앱 진화가 회사의 주도적 설계로 이뤄진다면, 카카오가 지금 꾸는 꿈은 이용자들이 먼저 얼개를 그려가는 생물의 커뮤니티에 가깝다.

    현재 소문만 무성한 웹3.0 실험과 만날 경우 의도하지 않았던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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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는 글로벌
    공격수를 전진배치하고 IP+IT 전략 및 AI, 헬스케어라는 탄탄한 미드필더진을 꾸린 후 '철기둥' 카톡이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는 글로벌 무대다. IP와 IT의 만남은 K팝 및 K컬쳐에 열광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이며 AI는 비록 한국어라는 틈새시장을 노리지만 글로벌 AI 기업과 방어전을 치른다는 점에서 역시 그 전쟁터는 '글로벌'로 봐야 한다.

    헬스케어는 규제 등의 이유로 오히려 한국보다 글로벌 무대에서 진가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도 최근 간담회에서 당장 글로벌 시장 진출은 생각하지 않지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글로벌 시장을 노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분위기는 좋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약 7조1000억원을 올린 가운데 그 중 약 1조4000억원은 글로벌 매출로 확인됐다. 전체 매출의 20%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및 타파스, 픽코마 등 몇몇 자회사들의 글로벌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카카오가 고질적인 '자회사 혼선'만 해결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신속하게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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