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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큰 가뭄오니 보 필요성 느껴”…4대강 보 ‘물그릇’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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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4대 강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한 중장기 가뭄 대책을 발표했다. 4대 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16개 보의 수위를 올려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용수를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대책은 3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광주·전남 지역 가뭄 중장기 대책’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재현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2012년 보 설치 이후 처음 겪는 큰 가뭄인데, 사실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보에 최대한 담을 수 있는 수자원량이 6억2000만t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남 여수시 전체 인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물(4400만t)의 14배다.

16개 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4대 강 사업의 목적으로 설치됐다. 홍수기와 가뭄기 재해를 막고, 수력발전으로 청정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란에 휩싸였다. 강 밑바닥을 파고 물을 더 저장하는 과정에서 여름마다 녹조가 발생해 수질이 악화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4대 강 보의 방류 한도를 확대하고 연중 필요할 때마다 물을 흘려보내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하고,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를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보가 가뭄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도 평가가 엇갈린다. 2014년 4대 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4대 강 사업으로) 물 11.7억t을 확보했다”면서도 “가뭄 때 용수가 부족했던 지역과 4대 강 사업으로 물을 확보한 지역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의 한 과장급 관계자는 “(가뭄에) 효과적인 보도, 부작용만 있는 보도 있는데 양 정치 진영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측면만 부각한다”며 “중장기 정책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 장관은 “이번 중장기 가뭄 대책은 장래 물 수요 예측값과 주요 댐의 물 공급 능력을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가뭄 영향까지 고려해 재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은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해 “‘극한 가뭄’ 같은 기후위기 상황에서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장관은 다만 보 활용이 보 처리 방안과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2021년 12월, 전 정부가 금강·영산강 보 상시개방·해체를 결정한 것에 대한 공익감사에 착수했다. 한 장관은 “감사원 결과를 지켜볼 것이나, 행정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16개 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 박창근(대한하천학회장)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국가가뭄정보시스템을 보면 가뭄 때 보의 수위가 떨어진 적이 없어 가뭄에 기여했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사안을 정치적으로 보는 것을 지양하고, 과학적 진단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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