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69석 거대 야당의 사령탑으로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여파로 불거진 당 내홍도 수습해야 한다. 경향신문은 주요 주자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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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경기 수원정)은 5일 “민주당 안의 다양한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해서 조화를 만들어내겠다”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두가 똑같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라 획일주의”라며 “제가 민주당의 보완재가 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통합이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원내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이재명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이미 의원들 앞에서 밝혔다”며 “당 의원들이 매우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으니 지혜로운 결론을 내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2021년 이낙연 대선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다가 이 대표로 대선 후보가 확정된 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을 지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에 올랐으나 박홍근 현 원내대표에게 고배를 마셨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총선을 1년 앞두고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각오는.
“상대 당보다 어떻게 더 유능하게 국민의 삶을 책임 있게 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이를 위해 당의 역량과 에너지, 인적 자원을 총결집해나가겠다. 당의 단합과 통합을 이끌겠다.”
-모든 원내대표 후보들이 스스로 ‘통합의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이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지도부가 단일한 색깔로 구성돼서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아니더라’라고 말하더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균형을 잡는 과정이 탄탄해야 단합과 통합의 단계로 갈 수 있다. 통합이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똑같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라 획일주의다.”
-통합을 누가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제가 민주당의 보완재가 되겠다. 대선 패배 이후 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다. 당이 내부 소통뿐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 그리고 균형이 부족하다. 우리 안의 다양한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해서 조화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부족했다. 당이 하나의 색깔로만 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균형, 소통 속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국민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이 대표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당내 우려가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똑같은 생각과 색깔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대화가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민주주의의 생명력과는 상반된다. 민주당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지만 당이 지금보다 단합해서 내년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다들 똑같다.”
-총선 승리를 위해 팬덤정치를 청산하자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당의 열성 지지자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혐오·증오 표현이 통용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당이 합당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당의 건강성이 보강된다.”
-당의 열성 지지자들은 검찰·언론개혁을 중시한다.
“인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검찰 권한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해 검찰을 정상화해야 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은 국가적 과제다. 여당일 때 못했던 것은 참 아쉬운 대목이다.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이 대표에 대한 ‘방탄 프레임’이 총선까지 가리라는 우려가 있다.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이미 의원들 앞에서 밝혔다. 그 뒤로 (이 대표 거취 관련 논란이) 확산하는 단계는 아니다. 당 의원들이 매우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으니, 지혜로운 결론을 내리라고 본다.”
-이 대표의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발언에 거취까지 내포됐다고 보나.
“다 포함된 게 아닐까. 이 대표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진의를 왜곡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이 오면 당론 부결도 검토할 수 있나.
“지난번 체포동의안에 적힌 수준이라면 의원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론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의원들이 소통을 통해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지혜로운 길을 찾기 위한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다. 당론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지금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당 차원에서 방어하지 말자는 주장도 있다.
“검찰이 이 대표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서해 공무원 사건,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치탄압 성격의 수사에 대해 당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당 대응을) 분리하자는 지적들에 대해서는 소통을 통해 풀어나가겠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당장 분리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여투쟁 전략 구상은.
“저출생·연금개혁 등 국가적 과제는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겠다. 민주주의를 후퇴하고 민생을 외면하는 정책, 국익을 훼손하는 외교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 싸우되 이기는 싸움을 하고, 협상하되 성과 있는 협상을 하겠다. 이를 위해 통합형 원내지도부를 꾸리겠다. 장외집회도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 장외집회의 일상화에 대해서는 신중히 판단하겠다.”
-꼭 하고 싶은 민생개혁 과제를 꼽자면.
“저출생 문제에 관심이 크다. 저출생에 소득, 노동시간, 육아, 주거, 교육 등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모두 함축되어 있다. 그러한 구조적 불평등을 비롯해 자산 불평등, 인공지능(AI) 경제가 가져올 미래 불평등의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와 같은 아젠다를 발굴해야 한다. 이 대표의 기본사회 구상도 함께하겠다”
-당 혁신 차원에서 당원 권한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있다.
“대의원보다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점점 높아져 온 것은 일정한 흐름이다. 당원이 당의 자산이고 주인인 것은 사실이나 모든 결정을 다 당원들이 하기는 좀 이르다고 본다. 전당원 투표제가 당 지도부의 책임을 미루는 성격도 있었다. 전 당원 투표가 만능은 아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탄핵하자는 주장이 있다.
“법이 보장하는 탄핵소추권을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전가의 보도처럼 아무 때나 활용하면 국민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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