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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대만해협에 뜬 美·中 항모... 니미츠 vs 산둥 누가 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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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방미 여파… 미·중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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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전날 대만 동부 해안과 일본 오키나와 남쪽 300km 지점에서 항해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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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방미 활동에 항의하는 중국과 이에 맞선 미국이 각자 대만해협으로 항공모함을 급파했다. 그간 무역·기술로 다퉈온 미·중이 이번엔 대만 문제를 계기로 중국 쪽 해양에서 대립한 것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 정치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과 회동한 후 7일 대만으로 돌아갔다. 이에 중국은 양국 만남을 강하게 비난하며 6만7000t급 항공모함 산둥(山東)함을 대만해협으로 보냈다. 산둥함은 5일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해협을 거쳐, 6일 대만 동부 해안에서 약 200해리(370㎞) 지점까지 근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미국 태평양함대 소속 10만t급 니미츠함이 대만 동부 해역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6일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니미츠함이 대만 동부 약 400해리(약 740㎞) 지점에 있다고 밝혔다. 대만군도 3000t급 호위함을 산둥함에서 약 9~11㎞ 떨어진 지점까지 보냈다. 최근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대만해협 인근 방공식별구역(ADIZ)을 오가면서 긴장도가 올라간 상황이었다. 다만 중국 산둥함에 탑재된 항공기의 이착륙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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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중의 대치를 놓고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이 중국 앞바다에서 압도적인 해상 군사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전력이 중국 측을 크게 앞섰다는 것이다. 2019년 취역한 산둥함은 중국이 설계부터 건조까지 맡은 첫 ‘메이드 인 차이나’ 항공모함이다. 하지만 구식인 디젤 엔진이라 15일 이상 걸리는 해양 작전을 수행하려면 대형 해상 군수 지원함이 필요하다.

반면 니미츠함은 1975년 취역 이후 2017년 제럴드 R 포드함이 나오기 전까지 세계 최대 항모로 맹위를 떨쳐왔다. 핵 추진 방식으로 연료 재보급 없이 시속 55㎞로 최대 20년간 운전 가능하다. 원자로 2개에서 나오는 추진력이 26만마력(馬力)에 달한다. 항모 한 대에 실린 군용기는 웬만한 중소 국가의 전체 공군력과 맞먹는다.

산둥함은 젠(殲)-15 전투기, KA-31 대잠 헬기 등 군용기 40여 대를 탑재할 수 있지만 니미츠함은 두 배가량인 90여 대를 수용 가능하다. 또 니미츠함은 산둥함에 없는 적 탐지용 조기 경보기 등을 활용한 전투 능력이 압도적으로 높다. 산둥함은 선수(船首)를 선미보다 높게 만들어 스키점프 하듯 군용기를 띄우지만, 니미츠함은 갑판에 설치된 캐터펄트(사출 장치)가 원자로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군용기를 힘차게 하늘로 날려준다. 니미츠함에는 캐터펄트가 4개 장착돼 있고, 최대 30초에 한 대씩 출격 가능하다. 두 항공모함의 시간당 출격 가능 군용기 수는 최소 4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전투기의 중무장 운용 능력에도 큰 차이가 난다. 일각에서 “중국이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항공모함을 보유한 10국에 들었지만, 기술은 여전히 1950년대 미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미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은 대만에 F-16 전투기용 미사일 등 6억1900만달러(약 8100억원) 상당의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했다. 미국의 2023년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2023∼2027 회계연도에 대만에 연간 최대 20억달러를 빌려주고 미국 무기를 살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차이잉원을 만난 매카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무기 판매를 계속해야 하며 이것이 대만에 시의적절하게 도착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차이잉원 총통은 7일 대만 귀국 직후 취재진에게 “결코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장애물 탓에 세계와 교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대만·미국에 각종 제재로 맞서는 중이다. 7일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의 주미 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그의 가족의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 입국을 엄격히 금지키로 결정했다. 또 중국 외교부는 이날 차이잉원이 방미 도중 머물렀던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와 레이건 도서관, 이들 기관 관계자 4명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다. 앞으로 중국 대학, 기관 등과 거래·교류가 제한된다.

한편 중국 내부적으로는 과도한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게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잉원이 만난 매카시는 야당인 공화당 소속이며, 여당인 민주당 정부의 고위 인사와 차이잉원이 회동하지 않은 것도 중국의 대응에 영향을 미친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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