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가 20일 서울 국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 단식 농성을 시작하며 머리띠를 고쳐 매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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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10·29 이태원 유가족 협의회(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논의에 대해 6월 임시국회 중 유의미한 진전을 이뤄낼 것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단식 결의를 밝힌 최선미씨(고 박가영씨 어머니)는 “세월호 때도, 이태원 때도 참사가 나면 유가족이 농성장을 차린 뒤 행진, 삭발, 단식을 하고 정부는 유가족의 목소리를 정쟁으로 취급하는 것이 꼭 수학공식처럼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 같다”면서 “억울한 죽음을 위한 이런 싸움은 긴 시간 온전히 울며 아이와 이별해야 하는 유가족이 아닌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대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법은 유가족만의 법이 아니라 그곳에 있던 생존자, 목격자, 상인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안전한 사회에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함께 단식을 시작한 이정민 협의회 대표 직무대행(고 이주영씨 아버지)은 “가족이 왜, 어떻게 우리 곁을 떠났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특별법은 우리 유가족에게 마지막을 걸어볼 수 있는 희망의 생명줄이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고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이대로 묻힌다면 앞으로 삶은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곡기를 끊는 것은 삶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다. 국회의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그 고통을 끝없이 감내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우리를 외면하지 말고 유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달라”고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0일 국회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 농성 시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희생자 이주영 씨 아버지 이정민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위 대표 직무대행과 희생자 박가영 씨 어머니 최선미 운영위원이 단식을 시작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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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여한 야당 의원 4명은 신속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오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 삶을 돌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하셨다”면서 “국민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포함되면 이 자리에 와서 ‘이제라도 빨리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데 국민의힘도 최선을 다하겠다, 단식을 멈추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183명은 지난 4월20일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하지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법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앞서 협의회는 6월 중 특별법 처리를 행안위에 촉구하며 지난 7일 국회 앞에 농성장을 차렸다. 8일부터는 무덥거나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매일 서울광장 분향소와 국회 사이 8.8㎞를 행진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태원 희생자 159명을 기리는 의미에서 오후 1시59분에 시작됐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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