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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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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소탕’ vs ‘전쟁범죄’…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난민촌 드론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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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에 대규모 공격을 퍼부으면서 다수의 팔레스타인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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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20년만에 최대 군사작전을 펼쳐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과의 접촉 중단을 선언한 후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며 보복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복귀하면서 극우 성향이 짙어진 이스라엘 정부의 대대적 공세로 중동 정세가 또다시 악화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요르단 서안지구 제닌의 난민촌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8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쳤다. 드론과 장갑차 등이 동원된 이번 공격은 지난 2000년 제2의 ‘인피파다(민중봉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작전이다.

이스라엘은 정확한 정보에 따라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밤 사이 실행한 첫 드론 작전은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들의 은신처이자 하마스 등 다양한 무장단체로 구성된 ‘제닌 여단’의 공동작전지휘센터에 가해졌으며 숨진 8명은 제닌 여단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올들어 이스라엘을 겨냥한 50여건의 총격 사건을 일으킨 무장괴한들이 제닌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테러 조직에 큰 타격을 입혔다”며 앞으로 몇 시간 혹은 며칠 간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스라엘 군은 난민촌에 전기와 통신을 모두 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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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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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팔레스타인 측은 10대 소년도 희생됐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번 공격이 난민촌을 없애고 주민들을 이주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모든 접촉은 물론 치안 협력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난민촌은 이스라엘 건국과 함께 이어진 1948년 전쟁으로 발생한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70년 전에 설립된 곳으로 약 1만8000명 가량이 머물고 있다. .

팔레스타인 구급차 운전자 칼레드 알라흐마드는 로이터통신에 “난민 캠프에선 실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구급차를 몰고 들어올 때마다 드론 공격이 있었고 부상자들을 가득 싣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BBC에 “난민촌에서 대규모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며 “아이들과 민간인이 있지만 이스라엘은 내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지난해 말 이스라엘에 극우 정부가 들어선 뒤 폭력 사태가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사망자수는 135명 이상으로, 지난해 연간 총 사망자 규모와 비슷하다.

이웃 국가 요르단은 이번 이스라엘 작전이 “국제 인도주의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와 자국민을 보호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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