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제도 개선 공청회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민·당·정 공청회를 열고 실업급여 하한액 하향·폐지를 포함한 실업급여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당정은 실업급여 수급자들이 활발하게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행정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당정은 현재 180일만 일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근무 기간 요건을 1년으로 늘리는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공청회 직후 브리핑에서 “면접 불참 등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사업주 공모나 브로커 개입형 부정수급에 대해서는 특별 점검과 기획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syrup)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그래픽=이지원 |
노동개혁특위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은 “5년간 3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는 반복 수급은 최근 5년간 24.4% 증가하고, 실업급여 수급자의 수급 기간 내 재취업률도 상당히 낮다”고 했다.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기간 중 재취업률은 28%였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일하며 얻는 소득보다 실업 급여액이 더 높다는 건 성실히 일하는 다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노동시장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현행 실업급여 제도는 퇴직 전 3개월간 평균 임금의 60%를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금액이 최저임금보다 낮으면 최저임금의 80%를 지급하게 돼 있다.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지난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을 하겠다며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을 각각 16.3%와 10.9% 인상하면서 실업급여 하한 액수도 2017년 하루 4만6584원에서 2019년 6만120원으로 높아졌다. 정부는 2019년 하한액 기준을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낮췄지만,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상위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힘들게 일하느니 실업급여를 받는 게 낫다’는 풍조가 확산하고 있다.
이날 민·당·정 공청회에 참석한 조현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는 “수급자 중 일부는 ‘취업 안 할 테니 일자리 소개해주지 말라’고 하고, 실업급여를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을 가거나 명품 선글라스와 옷을 사는 식으로 즐기고 있다”며 “이게 제대로 굴러가는 게 맞는지, 저희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으로 취업하라고 도와드리고 싶은데 본인들이 거부하니 속상한 경우도 많다”고 했다. 교통시스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홍길씨는 “직원들이 퇴사를 결정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인 ‘권고사직’으로 처리해달라는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히 있었다”며 “이들의 빈자리를 보충하기 위해 채용할 때 면접 대상자 3~4명 중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경우가 있었는데, 실업급여 요건인 ‘구직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지원한 거 아니냐는 의문이 심각하게 드는 실정”이라고 했다.
[김승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