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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문제점 드러난 文정부 4대강 보 해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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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보 감사결과 ◆

매일경제

영산강 승촌보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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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때 추진된 4대강 보 사업이 감사원의 종합 감사 발표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실효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이번 감사로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진행했던 감사의 문제점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보 존치 결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상시 개방 결정’ 관련한 이번 감사에서 감사원이 중점적으로 지적한 사항은 결정에 앞서 진행된 경제성 평가가 전혀 과학적이도, 체계적이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국정과제 시한(2019년 2월)에 맞춰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기획위)가 부실한 경제성 평가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획위 논의 과정에서도 과학적으로 불충분한 데이터를 여과 없이 활용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기도 했다.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 3차 회의에서는 “아시다시피 모니터링 기간도 충분치 않고 특히 영산강은 그 한계가 너무 극명하게 드러난 수치를 가지고 값을 구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라는 발언이 나왔다.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 연석회의에서는 “데이터가 없는 지표들이 많이 있거든요. 사실은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기준의 지표)를 써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동의를 해줘야 합니다”라는 발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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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제성 평가에는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 분석이 사용됐다. 보 해체 시의 소요 비용과 기대 편익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B/C 값이 1.0을 넘어야 보 해체에 따른 경제성이 있는데, 이 경우 보를 해체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기획위는 B/C 값의 산정 방법·기준을 미리 정해두지 않아 회의 때마다 제시된 B/C값을 보고 다음 회의에 사용할 측정자료와 산정 방법을 주먹구구식으로 선택했다. 특히 B/C값 산정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 보니 같은 보에서 나온 분석값이 10배까지 차이가 나는 등 분석결과의 신뢰성이 낮았다.

당시 기획위는 결국 B/C 값이 1보다 크게 나온 세종보·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B/C값이 1보다 작게 나온 백제보·승촌보는 수질·수생태계, 물 활용성, 인식·선호에 대한 평가 결과를 종합 검토해 상시 개방하기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감사원이 감사 기간동안 환경부와 협의해 B/C분석을 재실시한 결과 공주보와 죽산보는 보 해체의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기획위가 B/C 분석을 할 때는 미래의 ‘보 해체 후’ 상태를 추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 설치 전’과 ‘보 개방 후’의 측정 자료를 활용해야 했다. 그러나 ‘보 설치 전’(2005∼2009년) 측정 자료는 4대강 사업에 따른 대규모 준설로 변한 하천 환경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또 “일부 보의 경우 ‘보 설치 전’ 측정 자료가 없어서 보에서 멀리 떨어진 지점(공주보 1.5㎞ 상류, 죽산보 6㎞ 상류)을 대표 측정지점으로 활용했는데 이를 토대로 ‘보 해체 후’ 상태를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 개방 후’ 자료도 실제 보 개방 기간이 짧아 그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고, 오염물질 유입과 같은 외부 영향의 보정 등도 필요했다는 것이 감사원 판단이다. 감사원은 “환경부는 자료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과학적·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보 설치 전’ 측정 자료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환경부 장관에게 “국책사업과 관련해 기초자료가 적정 수준으로 확보되지 않아 합리적 의사 결정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확인됐음에도 시한을 이유로 이를 강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또 충분한 기초자료에 근거한 과학적·객관적 분석 결과가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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