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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5.18 북한군 남파설’ ‘세월호 유가족 폄하’···방문진 이사 임명된 차기환의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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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차기환 변호사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9일 차기환 변호사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로 임명하자 그의 과거 행적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수원지법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방문진 이사와 KBS 이사를 지낸 차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비하, 5·18 폄하·왜곡 등 극우적 언행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차 변호사는 2012년 “경악!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매체 기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리트윗하며 “많은 민간인 사망자들이 진압군이 쓰는 M16이 아니라 M1이나 칼빈 탄알에 맞아 죽었다는 것은 87년 청문회와 사망진단서로 밝혀졌었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에서 평화적으로 손잡고 행진하는 시위대를 조준사격한 적 없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와 같은 영화는 5·18의 진상을 왜곡하거나 피해를 과장해서 국민들에게 국군과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게 한다”고 했다. 2015년 보수단체 토론회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 정치체제를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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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환 변호사는 지난 2012년 자신의 SNS에 북한군 광주 남파설을 주장한 인터넷 기사 링크를 올렸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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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차 변호사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추천으로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에 선정되자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유가족 단체는 “실체적 진상규명을 부정하고 그 정신가치를 폄훼하였던 전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차 변호사는 2015년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았다. 그는 유가족 의사자 인정 등을 담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일부 유가족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며 위헌의 여지가 다분하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단식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비하하는 일간베스트 글을 SNS에 리트윗하기도 했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은 특별조사위원회를 무력화하려 했다며 그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2016년에는 경찰의 물대포 살수로 사망한 백남기 농민과 관련된 음모론을 제기했다. 차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빨간 우의가 백남기씨를 타격하기 앞서 이미 2명이 백남기씨 머리를 땅에 강하게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리가 급격히 출렁이는 시점 백남기씨 머리 부분에 주목하라. 살해 또는 상해치사 혐의를 두고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일베 등 극우사이트에서 나돌던 ‘빨간우의 책임설’을 그대로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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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환 변호사가 펜앤드마이크에 쓴 칼럼 일부. 펜앤드마이크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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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좌익’ 등 색깔론적 주장도 여러 번 했다. 차 변호사는 2015년 조선일보 칼럼에서 “우리 사회에는 ‘종북’은 명백히 실재하지만, ‘극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우파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대외 개방, 자유민주주의, 법질서 준수 및 법치주의 강조, 폭력 배격을 주장한다”고 했다. 보수성향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는 “문재인 정권은 정책을 보면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한 좌익 정권”이라며 “좌익 독재 정권은 한국 역사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길 것이 명백하므로 반드시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순길 4·16유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10일 “이미 과거에도 지속적으로 유가족을 폄훼하는 발언을 해온 사람을 다시 기용한다는 것은 현 정부의 극우적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년 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불안감이 든다”고 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과거 5·18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보인 인물이 언론을 이용해 국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 우려한다”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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