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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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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전용기, 콜라병처럼 추락...기내 폭발의 모든 특징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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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미사일 격추보다 ‘기내 폭발’에 무게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전용기의 추락 원인이 ‘내부 폭발’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정보당국이 전용기 추락 원인으로 ‘의도적 폭발 가능성’을 지목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사일로 인한 격추보다는 기내 폭발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 AP통신은 미국과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미 정보 당국이 예비 평가에서 이 전용기가 ‘의도적인 폭발’로 인해 추락했다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폭발 원인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예비 평가를 설명한 당국자들은 프리고진이 ‘표적’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판자들을 침묵시키려고 노력해온 오랜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마을 근처에서 전용기 잔해가 추락하는 모습. 이날 러시아 당국은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0명이 전원 사망했다./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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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지대공 미사일이 비행기를 격추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고 직후 일부 러시아 매체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용기가 지대공 미사일 한두발에 맞아 격추됐다고 보도했는데, 이에 대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 관계자들은 워싱턴포스트에 예비 평가에서 내부 폭발 가능성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행기의 경로를 따라 폭발이 감지되었지만 현재까지 미사일 발사 징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입을 모았다.

항공 전문가들도 기체 내외부 폭발 가능성을 유력하게 언급하면서, 단순 기체 결함이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미 연방항공청(FAA)에서 충돌 조사관으로 근무했던 제프 구제티는 “순항 비행 중 치명적인 기내 구조적 고장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며 “영상을 보면 비행기는 마치 콜라병처럼 추락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추락하는 비행기 영상과 잔해 사진, 공공 비행 추적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기내 폭발의 모든 특징이 나타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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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 지역에 추락한 전용기의 잔해가 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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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진 등을 보면, 비행기 잔해는 조종석 부분과 꼬리 부분이 분리돼 서로 떨어진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브리즈번 그리피스 대학교 안전과학혁신연구소의 시드니 데커 소장은 날개가 기계 본체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아 비행기가 기계적 고장으로 추락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렇게 되는 원인으로는 발사체로 비행기를 공격하거나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데커 소장은 “항공기의 작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날개가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도 지대공 미사일 발사나 미사일 충돌의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책임자인 톰 카라코는 비행기 날개 중 하나에 구멍이 난 것은 폭발로 인해 발생한 것일 수 있지만 어떤 유형인지 말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그는 비행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미사일의 흔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뛰어난 사고 조사 역량을 지닌 러시아가 사고 흔적을 토대로 폭발 여부를 물리적 증거를 통해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제티는 “우리는 러시아가 조사 결과와 증거를 설명하면서 얼마나 투명하고 유효한 정보를 제공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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