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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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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삼촌인 줄 알고 민간인 사찰, '전두환 비판' 물고문…진실화해위, 진실규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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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전두환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고문 등 인권침해를 당한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세계일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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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는 지난 12일 제62차 위원회를 열고 △반공법 위반 불법구금·고문 등 인권침해 사건 △불법사찰·연좌제 피해 사건(장모씨 등 3명) △서산개척단 사건(2) △3·15 의거 상해 등 인권침해 사건(박모씨 등 15명)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반공법위반 불법구금·고문 등 인권침해 사건’은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0년 쌍용양회 영월공장에 재직 중이던 이모씨가 식당에서 동료들과 대화하던 중 반국가단체인 북괴와 김일성의 활동을 찬양, 고무했다는 이유로 영월경찰서에서 조사받은 후 구속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당시 이씨는 “요즈음 텔레비전에서 전두환 대통령만 하루 종일 나온다, 대한민국 국민은 속아서 산다, 이북이 더 낫다, 사실 전두환도 벼를 베고 김일성이도 벼를 베는데 전두환만 추켜세우고”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이씨는 최소 1980년 10월30일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1980년 11월11일까지 13일 동안 불법 구금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물고문 등 가혹행위와 허위 진술 강요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가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사실은 그의 배우자와 형제의 진술로도 확인됐다. 이씨의 배우자는 “나이 들고 나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받은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지 그전에는 본인이 걱정할까 봐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씨의 형도 “발·다리 통증이 있다며, 특히 발목이 많이 아프다 했다. 흉터 같은 것은 아니고 아프다는 호소를 계속했고, 한동안 애를 먹었다. (수사의) 후유증 때문인지 헛소리를 하고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이에 진실화해위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불법 수사로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판단, 국가의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재심 등의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진실화해위는 ‘불법사찰·연좌제 피해 사건’에도 중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불법사찰·연좌제 피해 사건은 군사정권 시절 육군 방첩부대와 육군보안사령부 등이 한국전쟁 중 월북한 것으로 알려진 장정환 씨가 제5대 군사정전위원회 공산 측 수석대표라는 전제 하에 가족 3명을 지속해 감시하고 사찰한 사건이다.

장씨와 공산 측 수석대표는 생년월일과 출생지·학력·경력이 모두 다르고 이름 한자 표기도 달라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큰데도 육군 방첩부대 등은 동일인물로 보고 불법사찰을 했다. 공산 측 수석대표였던 장정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의 삼촌으로 알려져 있다.

육군 방첩·보안 부대는 1962년부터 1975년까지 13년간 정당한 직무 범위를 벗어나 피해자들의 사적 정보를 제한 없이 수집·관리했다고 진실화해위는 판단했다. 남은 가족들은 사회적 압력을 받아 자주 이사하는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 진실화해위는 위법한 감시와 사찰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적절한 화해 조처를 하라고 국가에 권고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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