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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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살인미수 혐의 사건을 변호해준 국선변호인을 스토킹한 4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수강요미수, 스토킹 처벌법 위반, 특수건조물침입 혐의 등을 받는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변호사 B씨를 찾아가거나 휴대전화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15회에 걸쳐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4년 직장 동료를 칼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을 받았다. 이때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된 B씨를 처음 만나게 됐다. B씨가 보인 변호인으로서의 호의를 A씨는 달리 받아들였다.

A씨는 해당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치료감호까지 마친 2021년 3월 출소했다. 그 뒤 B씨를 만나기 위해 A씨는 인터넷에서 B씨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

A씨는 2022년 8월 형사사건 재심 상담 명목으로 B씨에게 전화했다. B씨는 그러나 “일이 밀려 사건을 수임할 수 없으니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으라”고 했다. 그 뒤 A씨의 스토킹이 시작됐다.

A씨는 같은 해 9월 18일 경남 진주에 있는 B씨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기름통을 들고 가 사무실 책상에 올려두고 사진을 찍으며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2시까지 사무실로 오시오. 오지 않는다면 사무실은 불에 탈 것이오. 마지막 경고요.’ 실제로 불을 지르지는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과거에 자신을 국선변호했던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명백히 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직장을 찾아가거나 문자메시지 전송 등의 스토킹 행위를 반복했다. 나아가 피해자의 사무실에 침입하여 협박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전송했다”며 “과거 피고인의 형사재판 사건에서 변호를 맡아 피고인의 종전 범죄전력과 범행의 잔혹성 등을 잘 알고 있었을 피해자로서는 위와 같은 스토킹 행위 및 협박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A씨에게 징역 5년에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했다.

항소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2심은 “범행 후 정황 등 기록과 변론 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에 더해 양형 기준을 살펴봐도, 원심이 선고한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검찰과 A씨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보고 양쪽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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