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아 이재명 23분 만나 “20일인데 얼마나 힘들겠나”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았다.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병문안을 위해 23분간 머물렀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손을 꼭 잡으며 “내가 열흘 단식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 지금 20일이니 얼마나 힘들까 싶은데”라고 위로했다. 이 대표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세상에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며 “길게 싸워나가야 하니 빨리 기운 차려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지 않나. 많은 사람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걸 늘 생각하셔야 한다”며 거듭 만류했다. 이 대표는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걸음까지 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설득에도 단식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한민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의 중단 권유를 여러 차례 듣고 ‘잘 알겠다’ 정도의 답변을 했다”며 “오늘 자리에서 중단하겠다는 말씀을 하지 않은 걸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특히 병원장에게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병원에서 만들어야 한다. 그만두게 해달라’는 말씀까지 하셨다”고 했다.
탁지영·신주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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