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흘러내린 태극기...구독자 2000만 유튜버 “저출산 한국 망해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구독자 2100만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가 한국 저출산 문제를 조명했다. 사진은 해당 영상 유튜브 섬네일./ 유튜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망한 한국’ 시리즈가 또 탄생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들은 미국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가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놀라는 모습이 밈으로 만들어진 데 이어, 이번엔 구독자수 2120만명의 인기 유튜브 채널이 저출산 위기를 겪는 국가로 한국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이다.

영상이 올라온 곳은 유튜브 ‘쿠르츠게작트(Kurzgesagt)’이다. 주로 과학, 의학, 미래 등을 주제로 모션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올리는 채널이다. 지난 4일 이 채널에는 ‘한국은 왜 망해가나’(Why Korea is Dying Out)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위기 시나리오를 다룬 내용인데, 섬네일(작은 크기의 견본 이미지)에 흘러내리는 태극기를 내걸었다.

이 영상은 지난해 한국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합계출산율)가 0.78명을 기록했다고 전하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고 했다. 이어 “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현재 젊은 인구가 100명이라면 2100년에는 그 숫자가 6명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100년 안에 한국의 청년 94%가 줄어든다. 노인의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초저출산이 위기인 이유는 단순 인구수 감소가 아닌 나이 든 인구구조로 변하는 데 있다. 영상은 “2100년 한국의 인구수는 2400만명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1950년대로 돌아간 수준”이라며 “문제는 1950년 한국의 중위연령이 18세(만19세)였다면, 2023년에는 45세, 2100년에는 59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위연령은 한 나라의 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로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령을 말한다. 중위연령이 높을수록 노인 인구가 많다는 의미다.

쿠르츠게작트는 이처럼 노동력을 공급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살)가 줄고, 고령화가 되면 사회가 감당할 의료비와 빈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수십년간 산아제한정책을 펼친 중국은 인구구조의 변화로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됐으며, 최근 중국의 성(省)급 행정구 31곳 중 11개가 연금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또 다른 문제는 혁신이 어렵다는 데 있다. 영상은 “고령화 사회에선 선출 정부가 노인 인구의 이익을 대표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사고하는 사회, 혁신보단 기존의 것을 유지하는 걸 선호하는 사회로 이어진다”며 “기후변화 등의 미래 문제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투자와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그게 어려워진다”고 했다. 영상은 저출산 해법으로 ▲성평등 ▲보육비 지원 등 부모에 대한 재정적 혜택 ▲안정적인 집값 등이 필요하다고 간략히 제언하면서 마무리된다.

조선일보

한국 출산율을 듣고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보인 반응. /E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영상은 세계적으로도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전세계 네티즌들은 “우리도 저출산을 실감한다”며 영상 댓글란에 우려와 공감을 표하고 있다. “꿈이 교사인데 학생수 감소로 교사가 없어진다고 해 힘들다” “그리스에서도 인구 고령화를 크게 느낀다. 특히 그리스 정치인들은 퇴직자를 위한 복지를 제공하면서 당선돼왔고, 이에 부담을 느낀 젊은 세대가 떠나면서 고령 인구를 부양할 인구가 적어졌다” “영국도 벼랑에 직면했다. 교사와 보육시설은 부족하고, 저렴한 주택의 상태는 열악하다. 언젠가 아이를 갖고 싶지만 실제로 낳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31살이고 노르웨이에 살고 있다.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아파트를 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금도 새로운 도시로 이사와서 도전 중이다. 데이트도 못하는데 아이는 어떻게 낳을 수 있겠나” 등의 내용이었다.

지난 4일 게시된 이 영상은 이틀 만에 조회수 250만회를 돌파했으며, 댓글은 1만7900개 이상이 달렸다.

[최혜승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