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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사전 경보 없이 때렸다” 이스라엘, 연이틀 가자 난민촌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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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 연이틀 공습을 가하면서 민간인 등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고위 지휘관을 겨냥해 사살했다고 밝혔는데, 민간인에 대한 공습 사전 경보가 없어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연이은 폭격으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병원장인 아테프 알 칼루트 박사에 따르면 최소 80구의 시신이 병원에 도착했으며, 더 많은 시신이 잔해에서 발견되고 있다. 사상자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였으며 다친 사람도 수백명이라고 한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발리아에 있는 하마스 지휘통제 센터를 공격해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부대 사령관인 무함마드 아사르도 공습을 통해 제거했다”며 “하마스는 의도적으로 민간인 거주 건물 아래와 내부, 주변에 테러 인프라를 구축해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IDF가 공개한 영상에는 이스라엘이 공중에서 떨어뜨린 폭탄이 가자지구에 떨어지는 모습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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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F가 전투기 공격으로 사살했다고 주장한 무함마드 아사르 사령관. /엑스(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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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F는 2일 엑스(트위터)를 통해 "암만과 신베트 정보기관의 지휘 하에 테러조직 하마스의 대전차 시스템 수장인 무함마드 아사르를 전투기를 이용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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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도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 하마스는 이 공습으로 외국인 3명을 포함해 인질 7명이 사망했고, 전체 사상자는 4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최소 50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습으로 지난 7일 이스라엘 공격에 앞장선 하마스 자발리아여단의 지휘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공습 여파는 위성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 인공위성 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1일 공개한 사진에는 자발리아 난민촌 한가운데 운석이 떨어진 듯한 거대한 구덩이가 생겼고 주위 건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잔해만 남았다. 그나마 멀쩡한 건물들도 시커먼 재를 뒤집어썼다. 연이은 공습으로 현재 자발리아 난민촌은 건물 상당수가 심각하게 파괴돼 난민들이 더 이상 머물 곳이 없어 길거리를 헤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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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이 폐허로 변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틀 연속으로 난민캠프가 설치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지역을 공습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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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1일부터 연이틀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을 공습한 것은 무자비한 전술로 전환한 것을 의미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과거와 달리, 이번 공습에서 이스라엘 공군은 사전 경고를 하지 않았다. 과거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경고를 하거나 건물이나 주택 지붕에 비폭발성 또는 저출력 탄약을 떨어뜨려 간접적으로 위험을 알려왔다. 앞으로도 이스라엘은 사전 경보를 울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이스라엘 고위급 당국자는 “공습에서 더는 사전 경보가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달라진 상황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자발리아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른 파괴 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공격”이라고 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경악스럽다”며 “민간인의 안전과 보호는 도덕적인 의무일 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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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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