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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이스라엘, 미국이 말려도 막무가내…병원·난민캠프 또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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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전역 난민 캠프 잇따라 공격

한겨레

가지지구 북부의 가자시티에서 4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친척을 잃고 오열하는 남성을 주민들이 달래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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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은 물론 미국의 일시 교전 중단 요구까지 거부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의 난민촌과 병원까지 가리지 않는 무차별 공격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를 봉쇄하기 위해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단에 위치한 자발리아 난민 캠프 주변 지역을 집중 공격했고, 이 지역 수천 가구에 물을 공급하는 중요 식수원도 파괴했다.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알샤티 난민 캠프 주변 지역에도 온갖 폭탄을 동원해 공격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스라엘군의 탱크와 장갑차들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해안을 따라 6~7㎞ 정도 진격한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가자시티 고립 작전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지상군의 진격을 지원하기 위한 공습도 강화된 가운데 수천명이 여전히 대피하고 있는 알쿠드스 병원 주변까지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브라, 지톤, 다라흐, 아스쿨라 등에서도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대원 사이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현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북부 지역 주민들에게 남쪽으로의 이동을 강요하려고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서도 전투가 격화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현지 통신사 와파(Wafa)는 중부 지역에 있는 마가지 난민 캠프가 폭격을 당해 적어도 51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어린이와 여성이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3주 이상 물과 식량, 의약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극도의 공포에 빠져 어찌할 줄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중남부의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와 남부의 칸유니스 등지도 이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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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인근의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서 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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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날 하루에만 사망자가 231명 늘어나, 지난달 7일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숨진 사람이 9488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어린이가 적어도 3900명이며, 여성 사망자도 2509명에 달했다.

지금까지 전체 부상자는 어린이 6360명을 포함해 2만4158명이다. 이스라엘 쪽 피해 규모는 사망 1430명, 부상 5600명 정도다. 팔레스타인 주민 대다수가 살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지금까지 145명의 사망자와 21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가자지구의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가자시티의) 알시파병원 앞에서 구급차가 공격을 당했다는 보도에 경악했다”며 “이스라엘에서 하마스가 저지른 공포스러운 공격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거의 한달가량 이어지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은 끔찍하다”며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포위된 채 폭격을 당하고 살해되는 상황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지난달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약 한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거의 15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71만명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가 운영하는 149개 시설에 머물고 있고, 12만2천여명은 병원, 교회, 기타 공공건물에 대피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인 등이 운영하는 학교 시설에도 10만9500여명이 수용되어 있다고 유엔은 전했다.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난민 수용 시설들이 수용 능력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비면서 심각한 보건 위기에 직면했다며 피란민들의 정신 건강도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또, 수도와 위생 시설을 비롯한 기반 시설이 무너져 내리고 식수 확보용 펌프 가동에 필요한 연료도 바닥나면서,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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