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가운데)이 21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한화오션은 470억 손배소송 취하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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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노동자 1531명이 사측의 파업 손해배상소송 취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지난해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사측은 47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는 21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에도 470억 손배소를 계속하는 목적이 ‘손해배상’에 있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유일한 목적은 오직 하청노조를 탄압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하청노동자의 노동3권을 박탈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거통고지회 노동자들은 하청노동자의 지나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등에 항의하며 2022년 6~7월 51일간 파업했다. 파업이 장기화하자 노조 간부들은 제1독(dock)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당시 유최안 부지회장이 0.3평 남짓한 철제 케이지에 몸을 가두고 ‘이렇게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사측은 470억원의 손배소를 걸었다.
거통고지회는 “대우조선해양은 처음에는 1조원이 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파업이 끝난 뒤에는 아니면 말고 식 계산법으로 47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며 “(사측은) 소송을 제기한 지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자신들이 주장하는 손해액을 입증할 구체적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파업 이후에도 조선소의 열악한 현실이 그대로라고 했다. 거통고지회는 “조선업 호황 속에서 원청 곳간에는 이윤이 쌓여가지만 하청업체 대표는 빚에 허덕이다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며 “3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저임금은 여전하며,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용직 하청노동자는 물량팀(단기 재하도급)으로 옮기거나 아예 조선소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거통고지회는 “희망이 없는 조선소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가 침이 마르도록 떠벌리는 ‘원하청 상생협약’이 아니라 원청-하청노조 간의 노사관계를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손배소를 철회해야 노사관계를 정립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적극적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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