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밧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공매도 거래 시 대차 플랫폼을 일원화해 증권사가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순혁 작가가 27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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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혁 작가는 27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IR센터에서 열린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해 전산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순혁 작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개인 투자자 측 패널로 참가했다. 이들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해선 수기로 작성하던 공매도 주식 거래를 전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대차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중 예시로 언급된 것은 ‘트루웹’이다. 앞서 2021년 트루테크놀로지는 대차거래 계약 체결 및 저장을 돕는 전자 거래플랫폼 트루웹을 출시한 바 있다. 트루웹은 채팅, 이메일, 전화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던 대차거래 계약 전 과정을 전산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박 작가는 “하나증권은 2021년 트루웹으로 대차거래의 전 과정 전산화를 완료했지만, 소수 증권사만 사용할 뿐 공매도 거래를 주로 하는 대형 증권사에선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면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관련해 금융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2018년 5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식 매매제도 개선 방안에서 실시간 주식 잔고 매매 수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관계 기관은 구축이 불가능하다고 한다”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편의 봐주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모든 외국인과 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한 플랫폼에서도 모든 종목의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지 않다는 반박도 나왔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주식시장부장은 “자동화된 하나의 플랫폼을 쓰려면 특정 대차거래 플랫폼 사업자에게 독점권을 부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홈트레이딩시스템(HTS)도 각 증권사 간 경쟁체제에서 이용되고 있는 만큼 대차거래를 특정 기관에 독점화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송 부장은 “국내 공매도 거래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 등은 ‘에퀴랜드(Equilend)’라는 민간 회사에 대차거래 정보를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퀴랜드에서도 자동화된 부분은 80% 정도고 나머진 메신저 등을 통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어 완전 전산화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매도 종목이 나온 수량에 따라 유동성의 차이가 있는 점도 대차거래를 표준화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는 의견이 나왔다.

송 부장은 “유동성이 적은 중·소형주 종목을 빌리려면 수수료의 차이가 대형주와 비교해 크고, 장외거래라는 대차거래 특성상 개별적인 협상 거래이기 때문에 표준화가 불가능한 부분도 있다”며 “이에 100% 자동화된 대차거래 플랫폼 도입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홍문유 코스콤 금융투자상품부장은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해선 현재 언급된 대차 중계 시스템만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다”며 “트루웹의 경우에도 코스콤에서 2021년 시스템 검토를 했지만, 결론적으론 불법 공매도를 완전 차단하거나 모니터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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