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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제 12세 딸 성폭행한 36세男, 유명 변호사 써 무죄...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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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한민국법원 로고.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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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딸을 둔 부모가 “딸을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 받았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유명 변호사를 선임한 가해자와는 달리 법적 자문을 구하기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라며 도움을 구했다.

한부모가정으로 딸을 키우고 있다는 A씨는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36살 남자가 12살 제 딸을 성폭행 했는데 무죄라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 글에 따르면 사건은 A씨 딸이 12살이었던 지난해 5월28일 벌어졌다. 당시 A씨 딸은 애플리케이션에서 한 남성을 만나게 됐고, 이 남성은 A씨 딸을 차에 태워 무인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A씨는 “딸은 가해자가 내리라고 해서 계단으로 따라 올라갔고 침대가 있어서 모텔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며 “들어가서는 무섭다며 집에 가야 한다고 얘기를 했으나 가해자는 준비해 온 수갑으로 아이를 결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외 준비해 온 온갖 성 기구들을 아이에게 사용하고 채찍으로 때리기도 했다. 머리채를 잡고 성행위를 강요하다가 결국 성폭행까지 했다”며 “모텔에서 나와서 집을 지나고도 네 정거장이나 떨어진 곳에 아이를 내려주고 갔다”고 했다.

“보복이 두렵다”는 딸의 말에 신고를 망설이던 A씨는 사건 3일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가해자는 같은 해 6월23일 구속기소됐다.

◆무죄 선고한 1심 재판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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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판결문 일부./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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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검찰은 가해 남성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징역 12년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지난 4일 해당 남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 측은 A씨 딸의 나이가 13세 미만인 점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성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14살이라고 말한 점 ▲피해자의 키가 158㎝로 성인 여성 평균 체격인 점과 피해자의 목소리, 옷차림 등을 고려해볼 때 “피해자가 만 13세에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피해자의 신체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점 ▲범행에 사용됐다고 주장하는 성인용 기구들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되지 않은 점 ▲피해자의 진술에 언급된 적이 없는 성인용 기구 한개에서만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점 등을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폭행을 했다고 추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한부모가정에 양육비도 받을 수 없다”며 법적 자문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가해자는 외제차를 몰며 ‘N번방’ 사건 조주빈이 선임했던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도움을 구했다.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기소했다면?

한 네티즌은 “2020년 5월 19일 개정된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기소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N번방 사건을 계기로 개정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성년자의제강간’은 2020년 5월19일 개정된 형법이다. 기존에는 제1항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에게 죄를 물었는데, 제2항이 추가되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도 처벌하게 됐다.

이 법은 13세 미만의 사람 혹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간음하면 성립하며, 폭행·협박에 의하여 간음한 때에는 강간죄가 성립한다. 피해자의 동의가 있는 때에도 본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며, 접촉 정도에 따라 강간뿐 아니라 유사강간죄, 강제추행죄도 물을 수 있다.

이 네티즌은 “따라서 서로의 대화에서 나온 ‘14살이다’ 등은 오히려 범죄성립에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했다. 또 성인용 도구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점을 언급하며 “실제 강간의 행위가 없거나 입증하지 못한다 해도 성립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는 13세미만미성년자강간죄, 미성년자의제강간죄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적용하여 기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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