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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대항마로 시작한 ‘갤럭시S’ 시리즈… 14년간 이어온 혁신, AI로 다시 한번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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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출시된 갤럭시S(왼쪽)부터 2019년 출시된 갤럭시S10 시리즈까지 제품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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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2010년 애플 아이폰의 대항마로 갤럭시S를 선보인 후 14번째 갤럭시S 시리즈다. 삼성 갤럭시S 시리즈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지시로 시작됐다. 아이폰이 가져올 변화를 예감한 이 선대회장이 2009년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고 1년 만에 탄생했다. 갤럭시S24 시리즈 공개를 기념해 갤럭시S 시리즈의 흔적을 되짚어본다.

갤럭시S는 삼성전자가 만든 첫 번째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이다. 4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5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갤럭시S는 애플의 iOS 운영체제에 어려움을 느낀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출시 7개월 만에 전 세계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성공적인 데뷔였다. 무엇보다 배터리 교체가 되지 않는 아이폰과 달리 1500mAh 착탈식 배터리를 적용해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다’라는 명성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기세를 몰아 2011년 갤럭시S2를 내놨다. 갤럭시S2는 85일 만에 500만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출시 3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를 압도하는 성적으로, 갤럭시S2는 그해 3분기 한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0여개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애플을 꺾고 세계 스마트폰 1위가 된 시점이다. 갤럭시S2는 전작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하드웨어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 4.3인치 디스플레이, 800만화소 카메라, 1650mAh 착탈식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16기가바이트(GB) 내장 메모리에 최대 64GB 외장 메모리를 지원하는 것도 아이폰과 차별점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 나온 갤럭시S3은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한 제품이다. 4.8인치 대화면이 탑재된 갤럭시S3는 네모 각진 디자인에서 둥근 모양으로 모습을 바꿨다. 이를 통해 그립감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호평은 7개월 만에 4000만대 판매로 이어졌다. 갤럭시S3는 5대3 화면비율을 16대9로 바꾼 첫 번째 스마트폰이기도 하다. 화면이 커진 만큼 영상 시청에 적합하도록 위아래로 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이다. 모바일 영상 시청을 이끈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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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4 언팩./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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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4는 화면을 더 키워 5인치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해상도를 풀HD로 높였고 카메라 화소도 1300만화소로 개선했다. 전작인 갤럭시S3가 800만화소였던 걸 감안할 때 압도적인 카메라 성능이었다. 배터리 용량도 2600mAh로 키웠다. 개선된 성능에도 전작 대비 더 얇은 두께와 가벼워진 무게로 갤럭시S4는 6개월 만에 40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명실상부 글로벌 스마트폰 선두업체로 올려놓은 제품이 갤럭시S4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출시 후 3년간 승승장구했지만, 2014년 갤럭시S5로 쓴 맛을 봤다.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갤럭시S5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6개월 만에 영업이익이 5조원 넘게 줄어드는 실패를 경험했다. 카메라 화소 수를 조금 올리고, 배터리 용량을 소폭 늘리는 방법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없다는 걸 느끼게 한 계기였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각오로 2015년 갤럭시S6와 S6 엣지를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같은 시리즈에서 여러 모델의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도 갤럭시S6부터다. 갤럭시S6 시리즈는 세계 최초로 곡선형 엣지 디자인을 적용했다. 화면 좌우 끝부분이 휘어지는 만큼 화면 테두리(베젤)가 사라졌고 그립감은 개선됐다. 무엇보다 모바일 결제서비스 삼성페이, 무선충전, 지문인식 등 혁신 기능을 갤럭시S6에 대거 탑재했다. 삼성전자가 착탈식 배터리 대신 일체형 배터리를 적용한 것도 갤럭시S6가 시작이다.

2016년 나온 갤럭시S7 시리즈는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한 첫 번째 스마트폰이다. 카메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빛을 모으는 포토다이오드가 2개인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를 넣었다. 값비싼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가는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3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갤럭시S7은 큰 인기를 얻었고 7000만대가 넘게 팔렸다.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갤럭시S7은 50여일 만에 단종된 갤럭시노트7 교체 수요를 흡수하면서 반사 효과를 얻기도 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연매출 100조원을 달성한 것도 이 때부터다.

삼성전자는 2017년 갤럭시S8 시리즈를 통해 화면 베젤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또 화면 크기에 따라 일반과 플러스로 모델을 나누기 시작한 것도 갤럭시S8 이후다. 그동안의 스마트폰은 화면 위아래에 10~20㎜ 크기의 베젤이 있었다. 카메라, 통신, 지문인식 센서 등 다양한 모듈이 들어가는 자리다. 하지만 갤럭시S8에서 삼성전자는 베젤 크기를 10㎜ 이하로 줄였다. 배터리 위치부터 각종 모듈 위치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큰 폭의 혁신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갤럭시S8은 이를 통해 전체 크기는 전작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화면 크기는 20% 가까이 키우는 혁신에 성공했다.

이듬해 내놓은 갤럭시S9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하드웨어 혁신에서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눈을 돌린 제품으로 기록된다.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더 이상 하드웨어 경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8년은 가상현실(VR) 기기가 등장하면서 가상세계에서 개인을 대신하는 아바타가 주목받던 시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 사진을 기반으로 아바타를 만드는 ‘이모지’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결과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판매 부진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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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 시리즈를 공개하는 모습./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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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10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스마트폰이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하드웨어 혁신에 나섰다. 먼저 지문인식 센서를 화면 내에 탑재했다. 또 화면 상단부 베젤을 완전히 없앴다. 카메라 구멍만 남기는 펀치홀 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적용된 게 갤럭시S10 시리즈다. 갤럭시S10 시리즈는 작은 크기의 갤럭시S10e, 일반 크기의 갤럭시S10, 큰 화면의 갤럭시S10 플러스로 모델로 더 세분화됐다. 또 갤럭시S 시리즈 중 처음으로 5G(5세대 이동통신)를 도입했다. 갤럭시S10 시리즈는 예상을 넘어서는 인기로 물량 부족을 겪는 등 성공적인 10주년 모델로 제 몫을 다했다.

삼성전자가 2020년 내놓은 갤럭시S20 시리즈는 모델명을 출시년도와 맞춘 제품이다. 갤럭시S11 대신 갤럭시S20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다. 갤럭시S20은 전면 카메라 구멍을 중앙으로 옮기는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후면 카메라 모듈을 중앙에서 좌측 상단으로 옮겼다. 또 기존 미니 모델을 없애고 일반, 플러스, 울트라 등으로 모델을 구분했다. 100배줌 카메라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갤럭시S20는 출시 초기 호불호가 나뉘는 후면 카메라 디자인과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판매량을 회복했다.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현재 MX사업부를 이끄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갤럭시S20은 노 사장이 내놓은 첫 번째 갤S 시리즈로 평가된다.

2021년 나온 갤럭시S21 시리즈는 바이올렛, 핑크 등 외모에 힘을 준 갤럭시S 시리즈로 기록된다. 하드웨어 성능 경쟁으로는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없다는 위기감으로 파스텔톤 색상을 입혔다. 갤럭시S21의 코드명이 미술 도구인 ‘파스텔’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갤럭시S21은 카툭튀(카메라가 튀어 나온 모양)를 줄이고 후면 카메라모듈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 등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다만 전작인 갤럭시S20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다운그레이드 논란을 겪으면서 기존 갤럭시S 시리즈 대비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1년 후 나온 갤럭시S22 시리즈는 게임 등 특정 앱을 실행할 때 강제로 성능이 저하되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사태로 판매 초반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제2의 갤럭시노트7′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적극적인 설명과 소통으로 GOS 사태는 빠르게 진화됐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 스마트폰으로 불린다. GOS 사태로 지옥을 경험했지만 갤럭시노트 단종 수요를 흡수하면서 갤럭시S22 울트라가 울트라 모델 중 처음으로 국내 판매량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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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갤럭시S24 시리즈./새너제이=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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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는 2억화소 고화질 카메라와 향상된 100배 줌이 인기를 끈 제품이다. 특히 갤럭시S23 울트라는 각진 디자인에 S펜을 탑재하면서 갤럭시노트 사용자를 흡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기본 모델과 플러스 모델은 모서리 부분을 둥근 외형으로 마무리하면서 ‘점차 아이폰을 닮아간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이폰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일부러 아이폰을 닮은 디자인을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24 시리즈는 스마트폰에 인공지능(AI)을 이식한 첫 번째 AI폰으로 기록된다. 하드웨어 성능을 강조하는 대신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AI를 통해 혁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다.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었다’는 호평과 ‘아이폰에 대항할 혁신 동력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성패에 따라 앞으로 갤럭시S 시리즈의 모습을 달라질 것이다.

새너제이(미국)=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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