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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찾은 한동훈, 박근혜에 손짓하고 이재명 공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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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연대 막을 건 저희뿐" 野 공세
방문 앞서 박근혜 첫 만남 일정도 공개
도태우 자른 지 1주… 중도에 어긋난 메시지
한국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지역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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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텃밭' 대구에서 보수 결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공격에 메시지를 집중시키고, 박근혜 전 대통령 면담 일정도 공개했다. 하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불과 일주일 전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변호한 도태우 변호사의 '5·18 폄훼' 논란에 공천을 취소했던 흐름을 감안하면, 중도확장과 보수결집 사이에서 '스텝이 꼬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을 후보로 나선 윤재옥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으로 대구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축사에서 "이재명 대표도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겨야 하는 이유는 전혀 다르다"며 "이 대표는 자기 죄로 감옥 가지 않으려고 이기려 하고,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겨야 한다"고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은 조수진 변호사의 아동 성폭행범 변호 논란을 언급하면서 "이런 행동들이 저 당(민주당)에서는 용인된다" "민주당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발언도 쏟아냈다.

대구 최대의 번화가인 서문시장과 동성로 거리 인사에서도 야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서문시장에선 "대구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이 대표의 범죄 세력과 통합진보당의 후예들이 대한민국 주류를 장악해서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막겠다"고 외쳤다. 동성로에선 "범죄자 연대와 종북 통진당 후계를 막을 수 있는 건 저희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 디딜 틈 없이 모여든 시민들 일부는 "범죄자들이 정치를 한다"면서 한 위원장에게 호응했다.

이날 대구 일정에 앞서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이 다음 주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자택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한 위원장 취임 후 첫 만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박 전 대통령을 매달 만난 데 이어 한 위원장까지 나선 것은 '집토끼' 표심과 무관치 않다. 대구 중남구 공천이 취소된 도 변호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보수 일각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볼멘소리가 적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도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 불협화음이 노출됐다. 공식 선거운동 돌입에 앞서 내부 단속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친박근혜계 좌장 최경환 전 부총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북 경산에선 "조지연 후보를 선택하는 게 국민의힘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최 전 부총리를 견제했다.

관건은 수도권 등 중도 민심 공략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얼마나 유리하게 녹여낼 수 있느냐 여부다. 당장 탄핵 변호사 공천 취소와 박 전 대통령 만남도 중도층에게 엇갈린 메시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여권의 악재인 이종섭 주호주대사 논란이 총선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 내부에서 "한 위원장이 어떤 전략을 내놓느냐에 따라 남은 기간 국민의힘이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19%로 나타났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구=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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