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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사고’ 이란 대통령 사망…복잡한 중동 정세 더 꼬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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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024년 5월19일(현지시각)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국경 지대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회담 도중 발언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동아제르바이잔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산악 지대에 헬기가 추락해 사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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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64)이 2024년 5월20일(현지시각)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무흐신 만수리 이란 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이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을 비롯한 탑승자 9명 전원이 헬리콥터 추락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추락한 헬리콥터엔 라이시 대통령과 외무장관 외에도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말렉 라흐마티를 비롯해 타브리즈 지역의 금요 기도회를 이끄는 종교 지도자(이맘)인 모하마드 알리 알 하셈, 항공 및 보안 관련 직원 등 모두 9명이 타고 있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은 보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외무장관 등과 함께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기즈 갈리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헬기를 타고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길에 바르자간시 인근 산봉우리 경사면에 부딪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시 대통령과의 통신이 두절된 뒤 이란 정부는 유럽연합(EU)과 튀르키예 등의 지원을 받아 몇 시간 동안 수색·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안개와 낮은 기온 때문에 난항을 겪었다. 이르나(IRNA) 통신 등은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했던 헬기 위치를 파악하고 현장을 확인했지만 탑승자가 살아있다는 징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던 라이시 대통령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란을 포함한 중동 정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이은 사실상 2인자로 꼽혀온 라이시는 2021년 8월 대통령에 취임했다 . 라이시는 하메네이 밑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 이슬람 혁명 2년 뒤인 1981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뒤 1988년 이란 ·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에는 반체제 인사 숙청도 주도했다 .



라이시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란 정부는 2022년 시작된 ‘히잡 시위’ 국면에서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고, 가자전쟁 중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아파 맹주’ 이란의 대통령 유고 상황까지 겹치면서 중동 정세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전 세계 국가들이 라이시 대통령의 사고가 중동 정세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 헌법은 대통령 유고시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내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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