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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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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에 카풀 떠넘기고 사고나도 책임 다 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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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청별로 전국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예선 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교육당국이 자치구를 넘나드는 경기에 학생들의 이동 수단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주먹구구식 운영에 각 학교는 '학부모 카풀'로 경기장을 오가는 등 임시변통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울에서만 초·중·고교생 4만명이 이동하고 있는데 교통사고 발생 시 면책해준다는 동의서를 받고 있어 맞벌이 학부모 가운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자치구를 넘나들며 하루에 많게는 50여 개 학교에서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예선 경기가 열리고 있다.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이 예선·본선 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하고 있고 학교도 학교 운영비를 통해 이동 수단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학교들은 "학생들 유니폼을 맞추고 나면 예산이 부족해 간식 살 돈도 없다"는 입장이다.

4만명에 달하는 참가자를 경기 장소까지 이동시킬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카풀에 반강제 동의서를 동원하는 학교도 나왔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최근 e알리미를 통해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카풀 차량 이용 동의서'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경기 출전 시 학부모들의 차량을 이용해 학생들을 인솔하는데 "안전상 문제가 생길 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작성하라는 내용이다. 동의서를 회신하는 경우만 차량 지원이 가능하다지만, 맞벌이 부부나 운전을 못하는 학부모에게는 반강제나 다름없다. 열심히 훈련했더라도 부모가 휴가를 내지 않고서는 평일 오후 3~4시에 열리는 경기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학교 체험학습만 하더라도 버스를 대절하고 보험에 따로 가입하고 보조교사까지 따라붙는데 2008년부터 17년째 대회가 열렸는데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니 황당하다"며 "맞벌이 부부는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의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학교 대표팀이 8월까지 예선 대회를 치르고 나면 9~10월 교육지원청 대표팀으로 출전해 본선 대회를 치른다. 이후 11~12월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주최하는 전국대회에 17개 시도 대표팀으로 출전한다. 축구, 야구, 농구, 배드민턴 등 지정종목 14개와 자율종목이 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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