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성착취 범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스토킹처벌법 요구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2020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주최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근본적 해결을 원한다’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학 동문들의 졸업 사진 등을 이용해 피해자의 얼굴을 불법영상과 합성해 성범죄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박아무개(40)씨가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박준석)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씨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박씨의 변호인은 서울대 동문 여성들의 얼굴을 합성해 성범죄 영상물을 유포한 사실은 일부 인정했지만,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 혐의는 부인했다. 박씨 쪽은 반포·배포한 행위에 대해 별도의 소지죄를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성범죄 영상물에 나오는 피해자들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인지 묻자 박씨의 변호인은 “직접적으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가 판사가 특정해서 질문하자 “일부는 알고 일부는 모른다”는 취지로 다시 답했다.
그러자 피해자 쪽의 변호사는 “다수의 피해자분들이 지인으로 인한 피해를 겪어서 고통받고 있다. 피해자별로 (피고인과)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법정에 등장한 박씨는 판사가 “변호인의 의견서가 피고인의 입장과 일치하냐”고 묻자 박씨는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박씨는 공범들과 텔레그램에서 만나, 자신들이 졸업한 대학의 졸업 사진이나 동문들의 사회관계망 사진을 주고받으며 성범죄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 채널과 대화방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와 공범들은 피해자 사진과 신상 정보를 주고받고 유포하거나 피해자에게 연락해 협박하는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고 한다. 해당 텔레그램 방에는 최대 50명이 들어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