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부부 동반으로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이 행사 도중 기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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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비공개 석상 회의에서 때때로 인지력 저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백악관은 "공화당의 정치적인 거짓 주장"이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한 공화당과 민주당 인사, 행정부 당국자 등 45명을 수개월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문 뒤에서는 미끄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통과를 설득하기 위해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 등 의회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했지만 너무 희미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참석자들이 그의 말을 알아듣기 어려웠다. 또 장시간 말을 멈추거나 눈을 감고 있어서 과연 그가 듣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지도자 20여 명을 맞이하면서 너무 느리게 움직인 탓에 회의가 10분 늦게 시작되기도 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 의장은 지난해 국가부채 상한선 해제를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날은 느슨하면서도 즉흥적인 교류를 하다가 어떤 날은 중얼거리면서 메모에 의존했다고 회고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일할 때 그의 집에 찾아가기도 했다"며 "그는 지금 같은 사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부 민주당 인사도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보다 더 느리게 보인다"며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를 지적한 대부분은 공화당 의원이었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문제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도 자주 말실수를 했다가 사후 정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계 미국인 관련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이 초청 대상에 포함됐다고 잘못 말했다가 바로잡았다. 그 하루 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거 유세 때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자신이 부통령이었다고 말하며 기억력에 오류를 보였다.
이에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명민함을 유지하는 강력한 지도자라고 즉각 반박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의회 공화당원들과 외국 지도자들 및 당파성이 없는 국가 안보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입법 분야에서 깊은 성취의 기록을 갖고 있고 식견과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정치적 전술에 따라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정적에 대한 노골적인 사법 보복을 예고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그는 지난 4일 보수 성향 방송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해 "대통령의 부인이자 전직 국무장관을 감옥에 넣는 것이 정말로 끔찍하지 않을까"라며 "그러나 지지자들이 그것을 하길 원하고 실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 사법 처리할 것을 거듭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기밀 업무를 개인 이메일로 소통했던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처벌을 언급했지만 집권 기간에 그를 기소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여론조사 결과 유죄 평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7%로 바이든 대통령(46%)을 1%포인트 앞섰지만 지난 4월 조사 당시 격차(3%포인트)보다 줄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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