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퓨리서치센터 34국 국민 여론조사
관세 부과, 방위비 인상 압박 등 영향 분석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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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세계 각국 국민 중 40%가량은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연임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국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바이든과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당시 경제·안보 등 전방위 분야에서 압박을 받은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2기’가 현실이 될 가능성을 유독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세계 34국 성인 4만566명을 지난 1~5월 조사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 대선에서 바이든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43%였다. 트럼프 신뢰도(28%)보다 15%포인트 높았다. 각각의 수치는 바이든, 트럼프 두 후보 신뢰 수준의 중간값(median)이다. 퓨리서치센터는 2001년부터 매년 세계 유권자들을 상대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지도자들의 신뢰도를 심층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선 특히 독일·네덜란드·폴란드·스웨덴 등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 사이에서 바이든의 신뢰도가 트럼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을 비롯한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들이 방위비를 더 부담하고 미국의 부담은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토 국가들 다음으로 바이든 지지가 두드러지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었다. 한국 국민 중 바이든을 신뢰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53%로 트럼프(25%)라고 답한 비율보다 28%포인트 높았다. 일본은 바이든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4%였고, 트럼프 신뢰도는 25%였다. 29%포인트 차이다.
그래픽=백형선 |
저넬 페터롤프 퓨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오만하거나 위험하다고 평가하는 한국인은 소수였다”면서 “바이든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보는 비율이 높았다”고 했다. 트럼프가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면서 주한·주일 미군 철수 및 관세 부과 등 통상 압박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일본(25%) 두 나라는 또한 트럼프 신뢰도가 스웨덴(14%), 독일(15%) 등 유럽 국가들 다음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가가 자국 이익이나 안보와 직접 관련 없는 다른 나라의 사안에는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고립주의’가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 내부에 급속도로 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튀르키예와 헝가리 국민은 트럼프를 바이든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및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같은 권위주의 정부의 수반과 회담하면서 이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바이든의 신뢰도도 하락세를 그리긴 했다. 지난 1년간 대부분 국가에서 신뢰도가 대폭 하락한 걸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바이든은 임기 첫해인 2021년엔 신뢰도가 68%였지만, 올해는 53%로 3년 만에 15%포인트가 줄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의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처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1%, 반대 응답은 57%였다.
한국 국민은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 문제에 관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13%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7% 정도에 그쳤다. 독일(시진핑 17%, 푸틴 17%), 영국(시진핑 23%, 푸틴 14%) 등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도 두 독재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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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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