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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군사동맹 불참' 원칙 베트남에 형식적 수사만 받아낸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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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빈방문 푸틴, 또 럼 국가주석과 회담

"전략적 관계 강화해나가기로"

군사동맹 불참기조 베트남, "서로의 적대국과 동맹 않는다" 원칙 재확인

아시아투데이

20일 베트남 국가주석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두번째)와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오른쪽)이 양국 사이 체결된 협정문서들을 소개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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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또 럼 국가주석과 회담하며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서로의 적대국과 동맹을 맺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지만 베트남이 본래 국방·외교정책에서 '군사동맹 불참'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만큼 러시아로선 국제사회에서 큰 실리는 취하지 못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과 럼 주석은 이날 정오께 하노이 국가주석궁에서 베트남군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이후 회담에 들어간 두 정상은 공동성명과 함께 11건의 협정과 양해각서를 채택했다.

또 럼 주석은 이날 회담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회담은 개방적이면서도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베트남과 러시아의 우호관계 기본원칙에 관한 조약 체결 30주년을 맞아 푸틴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매우 뜻깊다"고 평가했다.

럼 주석은 "러시아는 베트남 외교 정책의 우선 순위 중 하나"라며 "과거 소련과 러시아의 지원을 항상 기억하며 여러 세대에 거쳐 이어온 양국 지도자와 국민의 우정과 협력을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 국가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 기본 원칙에 따라 상호 신뢰·평등·호혜·상호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바탕으로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폐쇄적인 군사·정치블록(동맹)이 들어설 여지가 없는 평화적 분쟁 해결을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안보 체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확인했다. 양국은 상대국의 독립·주권·영토 보전을 해치는 제3국과 동맹을 맺거나 조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베트남의 국방·외교 정책의 핵심 기조 자체가 △군사 동맹에 가입하지 않는다 △특정 국가에 맞서기 위해 다른 나라와 연합하지 않는다 △베트남 영토 내에 외국 군사기지를 불허한다 △국제관계에 있어 무력을 사용하거나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하지 않는다를 골자로 하는 만큼 베트남으로선 원칙 재확인에 그친 형식적인 수사에 가깝다.

러시아는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와 관련해 국제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 보장·무력 불사용·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함께 "남중국해 당사국행동선언(DOC)의 완전한 이행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남중국해 행동준칙(COC)의 조속한 협상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두 정상은 정치·외교 분야에서 최고위급 대표단의 접촉과 교류를 확대해 정치적 신뢰를 지속적으로 증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경제 협력은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의 핵심"이란 점에 뜻을 함께 해 양국 간의 교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고 에너지·석유·가스 분야 핵심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신에너지·청정에너지·지속가능발전 분야 등에서의 연구 협력도 조속히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날 체결된 양해각서 등 11건의 문건 가운데서는 원자력과 에너지분야가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 원자력공사 ROSATOM 대표와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은 베트남 남동부에 원자력 과학 기술 센터를 건립하는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자루베즈네프트에 베트남 남부 대륙붕 '11-2 광구' 개발을 허가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 노바텍도 베트남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의 대화 발전에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아세안을 주도하는 회원국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내년 5월 9일 열리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식(모스크바 전승절)에 럼 주석을 공식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럼 주석과의 회담 이후 팜 민 찐 총리·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와 회담한다. 이후 베트남의 국부인 호찌민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쩐 타인 먼 베트남 국회의장, 베트남-러시아 우호협회, 러시아유학생회 등도 만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국빈 만찬 이후 바로 공항으로 이동해 당일치기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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